쉐보레 올란도가 드디어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2월 9일 미디어 런치를 시작으로 일반에 공개된 쉐보레 올란도는 사실 출시 이전부터 웹상에 먼저 공개되었기 때문에 디자인이나 성능 등 차량의 전반적인 부분은 이미 잘 알려진 상태. 그래서 이번에는 직접 만지고 느껴본 이야기 위주로 풀어나가보겠습니다.
쉐보레 올란도의 런치는 용산 전쟁기념관에 위치한 쉐보레 타운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올란도의 런치가 진행된 쉐보레 타운에서는 2월 18일 아베오의 런치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2011년 쉐보레의 공격적인 행보를 함께하는 역사적인 공간이라 할 수 있는 것이죠.
쉐보레 로고가 빛나는 쉐보레 타운에는 이번 행사의 주인공인 올란도가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2009년 연말 GM대우의 디자인센터에서 디자인 스터디 모델로 한번 만나본 이후 양산형은 이번 행사를 통해 처음만나 보았습니다.
각이 잘 잡힌 직선기조의 디자인이지만 모서리를 둥글려 모난 곳을 찾아보기 힘든 전면부와
올란도의 성격을 대변해 주는 측면, 그리고
개성있지만 완성도 측면에서는 조금 아쉬운 후면.
답답한 위장막을 벗어 던저버린 올란도를 세심히 관찰하는 도중 본격적인 행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우선 포토세션부터!
쉐보레 올란도 개발의 주역인 김태완 디자인부사장 및 안쿠시 오로라 마케팅 부사장이 참석하여 자리를 빛내주었습니다.
포토세션 이후 본 행사가 시작되었는데요.
행사장은 마치 자동차 극장을 연상시키는 구조로 되어 있었습니다. 대게 런치 및 시승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경우 준비된 무대에서 컨퍼런스를 마친 후 시승장으로 이동하곤 하는데 올란도의 경우 시승하게 될 차량에 탑승 한 상태로 신차에 대한 소개를 듣고, 곧바로 출발하는 형태를 띄고 있어 꽤나 신선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쉐보레 타운 내 준비된 차량에 올라
올란도의 개발 스토리를 간략하게 들은 후 출발!
지금부터 본격적인 올란도의 시승리포트가 시작됩니다.
우선 올란도의 인상에 대해 먼저 간단히 짚어 보겠습니다.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나 라세티 프리미어가 그랬던것 처럼 첫눈에 들어오는 커다란 한방은 올란도에서 찾아볼 수 없습니다. 날카롭게 서 있던 라인들의 모서리를 부드럽게 둥글리고 독특한 개성 대신 무난함이 그 자리를 채우는 올란도의 디자인은 다소 심심하다고 평가할 수도 있지만, 오래봐도 질리지 않아야 할 패밀리카에는 더 적합한 디자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한층 유해진 전면부 디자인은 보는 이에 따라 조금 심심하게 느낄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 단조로움을 피하고자 범퍼하단에 크롬과 실버로 악센트를 두었으며
컨버전 킷이 아닌 오리지날 쉐보레 앰블럼은 먼길을 둘러오다 이제야 제자리를 찾은 듯 보여집니다.
전형적인 박스카의 형상을 한 측면에서는 기존 쉐보레 차량과 맥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바디 인 휠 아웃이라는 쉐보레 디자인 큐를 잘 살린 팽팽한 오버휀더에서는 적당한 긴장감을 느낄 수 있고 높게 자리한 벨트라인과 두터운 D필러는 단단한 인상을 주기에 충분합니다.
물론, 측면 역시 조금 심심하다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지만 말이죠.
올란도의 후면 디자인은 전면 또는 측면과 다소 상이한 모습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올란도의 세그먼트인 미니밴의 그것이라기 보다는 SUV에 더 가까운 모습.
대형 테일램프는 출시 이전부터 모하비의 그것과 닮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었는데 실제로 보았을 때 역시 유사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박스형 디자인의 차체와는 잘 어울리지만 너무 크고 단순한 디자인은 조금 아쉬움이 남는 부분.
올란도의 전체적인 디자인은 크게 모난 곳이 없지만 또 눈에 띄게 좋은 곳도 없는 평이한 디자인이 아닌가 싶은데요. 호불호는 있었지만 완성도 높은 디자인을 선보였던 라세티 프리미어,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를 떠올려 보면 왠지 모를 아쉬운 느낌은 어쩔수 없는 듯 합니다.
올란도는 가족을 위한 차. 즉 패밀리카 인 만큼 익스테리어 보다는 인테리어에 더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올란도의 실내에 들어서면 어딘가 익숙한 느낌이 먼저 다가옵니다.
올란도와 플랫폼을 공유하는 라세티 프리미어가 그 주인공인데요. 디자인적인 측면에서 좋은 평을 받았던 라세티 프리미어의 인테리어니 만큼 올란도에도 유사하게 적용되지 않았나 추측해 봅니다.
전반적인 틀은 비슷하지만 세세한 디테일에서는 라세티 프리미어와 또 다른 모습입니다.
쉐보레 앰블럼이 눈에 띄는 3스포크 스티어링 휠은 라세티 프리미어의 그것과 동일한 제품으로 적당한 굵기를 보여주는 림은 스포티한 이미지를 가졌습니다.
라세티 프리미어에서 지적받았던 스타트버튼 주변도 깔끔하고 고급스럽게 마무리되었고
센터페시아 상단의 컨트롤러 뒤로는 "시크릿 큐브"라 불리는
비밀스런 수납공간을 마련하여, 휴대폰이나 MP3와 같은 IT기기를 쉽고 깔끔하게 보관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센터페시아 하단에 위치한 시프트노브 역시 라세티 프리미어와 동일한 디자인.
전반적으로 라세티 프리미어와 유사하지만 수납공간을 확대하고 소재와 마무리에서 고급성을 강조한 것이 올란도 인테리어의 특징이라 할 수 있습니다.
2열시트는 헤드룸이나 레그룸 모두 넉넉한 공간을 제공합니다. 조절 각도가 제한적이지만 등받이의 각도를 조절할 수 있는 부분도 매력적이구요. 2열에서 등받이 각도를 조금 양보한다면 3열의 레그룸은 올란도 차체 크기를 생각해 볼 때 기대이상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일반적인 소비자들이라면 3열시트까지 정원을 탑승시키기 보다는 폴딩 후 트렁크공간으로 활용하겠지만 말이죠.
높은 공간 활용도는 올란도와 같은 MPV의 장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룸밀러를 통한 후방시야가 극히 제한적이고, 센터콘솔의 활용도가 낮은 점 그리고 높은 벨트라인으로 인해 2~3열의 개방감이 떨어지는 부분은 패밀리카로 사용될 올란도의 성격을 생각해 볼때 분명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라 생각됩니다.
가볍게 차량을 둘러보고 본격적인 시승에 나섰습니다.
쉐보레 올란도에는 2.0L VCDi 엔진이 장착되어
163/3,800(ps/rpm)의 최고출력과 36.7/1,750~2,750(kg.m/rpm)의 최대토크를 발휘합니다. 유로5 배기가스 규제에 대응하는 친환경성을 가졌을 뿐 아니라 6단 수동변속기 기준 리터당 17.4km, 6단 자동변속기 기준 리터당 14km의 괜찮은 연비를 자랑합니다.
일반적인 시승과 달리 시승행사에서는 그룹주행을 하기 때문에 극단적인 주행을 통한 차량의 한계를 파악하기 보다는 전반적인 완성도를 파악하는데 초점을 맞추는 데요. 올란도 역시 가볍게 주행감각에 대해 짚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라세티프리미어 디젤과 달리 아이들 상태의 정숙성은 수준급.
시프트 노브를 D로 옮기고 액셀러레이터를 꾸욱 밟으면 차분히 속도를 올려나갑니다.
액셀러레이터 페달을 깊게 밟아도 폭발적인 가속은 이뤄지지 않습니다.
물론, 초반의 반응은 디젤치고 꽤나 빠른모습이지만 중저속 이후 에는 또 다른 모습입니다. 분병 rpm은 빠르게 올라가지만 가속력이 파워풀하다기 보다 부드럽고 여유가 넘친다고 할까요? 하지만 생각보다 빠르게 첫번째 벽을 돌파하고 이후에도 힘들이지 않고 가속을 이어나갑니다. 따라서 rpm을 높게 써가며 출력을 쥐어짜내는 주행보다는 넉넉한 토크감을 즐기며 여유롭게 주행하는 것이 올란도에 더 어울리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탄탄한 라세티 프리미어의 섀시를 그대로 물려받은 덕분에 세련된 주행질감 역시 그대로 입니다.
경형차나 소형차, 미니밴, 대형차 등 차크기에 관계없이 잘 만들어진 섀시를 바탕으로 한 뛰어난 주행안전성은 쉐보레 차량의 특징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요. 올란도 역시 충격을 잘 주무르고 스티어링 역시 정직하게 반응합니다.
다만, 베이스 모델인 라세티 프리미어와 비교하였을 때 중량이 늘어나고 무게중심이 높아진 데다 승차감 역시 고려해야 하는 세그먼트이기 때문에 라세티 프리미어보다는 다소 소프트해진 특성을 가졌지만 운전자에게 높은 신뢰감을 준다는 점은 여전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새롭게 출시되는 한국GM의 차량을 시승할 때 마다 느끼지만 GM의 글로벌 아키텍쳐를 사용한 이후 승차감, 회두성을 비롯한 전반적인 주행감각이 상당히 세련되고 신뢰할만한 수준에 이른 부분에 대해서는 정말 높게 평가하고 싶습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쉐보레의 첫번째 타자 올란도를 직접 만나보았는데요.
파워트레인을 비롯한 차량의 완성도 자체는 늘 기대이상이지만,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구매로 연결짓는 다양한 편의장비가 부족한 부분은 쉐보레로 바뀐 이후에도 개선되지 않아 아쉬움을 남깁니다. 특히나 가족과 함께하는 차량, Active Life Vehicle을 표방한 만큼 내비게이션을 비롯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뒷좌석을 위한 파노라마 루프와 같은 장비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지는데요.
GM대우에서 한국GM으로, 쉐보레로 사명을 변경하고 의욕적으로 새로운 시작을 하는 만큼 앞서 언급했던 것과 같은 소비자의 마음을 흔들고 지갑을 열게하는 그 무언가를 보여준다면 잘 만들어진 좋은차가 잘 팔리는 차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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