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F1이 열리기 전 중국 상하이에 다녀왔습니다. GM의 미래자동차 기술을 확인하기 위한 자리였는데요.
EN-V라고 하는 전혀 새로운 컨셉의 시티 커뮤터와 전기차 쉐비 볼트, 연료전지차 쉐비 에퀴녹스를 직접 시승하고,
느껴 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사실, 상하이 엑스포로 인해 스포트라이트는 EN-V가 많이 받았지만, 자동차를 좋아하는 입장에서 눈길이
먼저가는 쪽은 전기차인 볼트 였는데요. 마침 현대에서도 고속전기차인 블루-온을 공개한 상태였기 때문에
전기차의 주행질감이 상당히 궁굼하던 차였습니다.
EN-V와 볼트, 에퀴녹스의 시승은 숙소에서 2시간 30분 가량 떨어진, 해변의 요트클럽 일대에서 이루어졌는데요.
우선 각 차량에 대한 프리젠테이션이 먼저 이어졌습니다. 아참! 이번 포스팅에서는 쉐비 볼트 먼저 다루고,
추후 포스팅을 통해 EN-V와 에퀴녹스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GM이 개발하여 양산, 판매에 돌입한 최초의 전기차인 볼트는
GM이 주목하는 차세대 동력원중 하나인데요. 기존에 우리가 생각하던 전기차와는 다르게 별도의 엔진이 부착되어 있습니다.
이 엔진 때문에 일부 언론에서는 볼트는 전기차가 아니라 하이브리드 카다 라고 말하기도 하는데요.
현재 개발되어 양산형으로 출시 된 볼트의 엔진은 오로지 배터리의 충전용으로만 사용됩니다. 즉, 배터리에 충전된
전기에너지를 모두 사용하면 추가 충전없이 주행이 불가능한 일반 전기차와 달리, 엔진을 발전용으로 구동하여
지속적인 주행이 가능한 것이 볼트가 가진 차별점 인 것이죠.
또한 볼트는 양산형 전기차 답게 실용성 및 성능에서도 한 단계 진일보 하였습니다.
약 100km/h까지 가속하는데 10초가 채 걸리지 않으며 최고속도는 시속 160km. 엔진의 발전없이 전기로만
주행가능거리가 약 60km라는 점과 함께 해치백 형태의 디자인을 채택하여 공기저항을 줄이면서 실용성도 챙긴 모습입니다.
무엇보다 볼트의 장점은 앞서 언급했다 싶이 전기차라고는 믿기 어려운 주행가능거리 입니다.
기존의 배터리만으로는 40 ~ 80km가 주행가능하며 여기에 엔진의 발전을 통한 전력보충으로 490km를 추가로 주행할 수 있습니다.
이는 기존의 전기차들이 추가적인 충전외에는 배터리 방전시 주행이 불가능 했던 것과 다른 것으로 배터리 충전소와
같은 사회간접자본이 갖추어 지지 않은 곳에서도 부담없이 전기차를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렇게 설명을 듣고 난 뒤 직접 볼트를 시승해 볼 수 있었습니다.
전혀 다른 동력원을 사용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차량이지만, 전반적인 디자인은 기존의 차량들과 다른점이 없습니다.
일반적인 3박스 형태의 디자인으로 하이브리드 차량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공기저항을 최소화한 해치백 형태입니다.
전면에서 보면 라세티 프리미어와도 살짝 닮아있죠?
후면에서는 뭔가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는데요.
전면이 일반적인 양산차와 다르지 않은것과 달리 후면에서는 뭔가 새로운 기운이 느껴집니다.
사실 전기차라고 하면 동력계통이외에도 일반 차량과 다른 무언가를 기대하게 되는데요.
볼트의 경우 그런 특별함은 없지만 되려 튀지 않는 무난함을 장점으로 볼 수도 있겠습니다.
인테리어 역시 기존의 차량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입니다. 3스포크 스티어링 휠은 어디서 많이 본 디자인이죠?
차세대 동력원을 사용하는 차량답게 기존의 아날로그 게이지 대신 LCD 모니터가 다양한 정보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왼쪽에는 전기 및 발전을 통한 주행가능거리가 각각 표시되며 중앙에는 속도와 각종 경고등이,
오른쪽에는 ECO게이지와 유사한 그래픽으로 꾸며져 있습니다.
또한 센터페시아 상단에도 드라이브 트레인의 상태를 알려주는 LCD 모니터가 탑재되어 있습니다.
센터스택은 일반차량과 동일한 구성이지만, 모든 기능을 터치로 작동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으며
자동차 인테리어에서 쉽게 보기 어려운 유광 화이트 컬러라는 것도 눈에 띄는 부분입니다.
단순한 디자인의 시프트레버는 P,R,N,D,L로 나누어져 있으며 배터리와 모터가 탑재된 전기차 답게
스타트 버튼이 아닌 파워 버튼이 부착되어 있습니다.
T자 형태로 차체 하단에 탑재된 배터리 팩 덕분에 실내는 4인승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C필러가 날렵하게 떨어지는 해치백 타입이지만 뒷좌석의 헤드룸은 부족하지 않을 만큼 전반적인 실내구성은 괜찮았지만,
시트하단에 위치한 배터리 팩으로 인해 시트쿠션이 얇게 설정되어 있었고 그로 인해 승차감에서는 다소 손해를 보고 있습니다.
볼트의 경우 일반적인 전기차와는 달리 주행가능거리가 상당히 길기 때문에 추후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됩니다.
파워버튼을 누르고, 시프트레버를 D로 옮겨 본격적인 시승에 나섰습니다.
시승코스는 요트클럽과 골프장 일대를 돌아오는 구간인데요. 코너도 있고 긴 직선코스와 언덕도 마련되어 있어
전기차 볼트의 동력성능을 테스트하기에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볼트는 출발하는 순간부터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일반차량과 다른 거동을 보입니다. 초반 60km까지 전기로만 주행이
가능하기 때문에 차체가 스르륵 움직여도 안팎에서는 아무런 소리도 들을 수 없는 것이 일반차량과 차별화된 부분인데요.
속도를 높혀가면 바람을 가르는 소리 및 타이어와 지면이 맞닿아서 발생하는 소리만 들을 수 있는 것이죠.
배터리가 가득 충전된 상태에서 액셀러레이터를 깊게 밟자 등을 떠미는 듯한 토크감을 선사하며 속도를 올려나갑니다.
시동 직 후 최대토크를 발휘하는 특징을 가진 전기모터 답게 가속력은 조금 매섭다고 느껴질 만큼 괜찮았는데요.
구비구비 이어진 2차선 도로에서 순식간에 100km/h를 돌파.
최고속도인 160km/h까지 전기로만 주행이 가능하지만 아쉽게도 시승코스의 특성상 최고속도는 경헝해보지 못하였습니다.
다만, 일반적인 주행에서 경험할 수 있는 가속력으로 미루어 보면 GM측에서 발표한 최고속도에 도달하는데
크게 어렵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전기차임에도 전혀 아쉬울것 없는 가속력을 가졌지만 코너를 돌아가는 모습은 다소 아쉬움을 남겼는데요.
배터리 팩과 전기모터, 발전용 엔진 등 다양한 변수로 인해 조율을 거듭한 결과로 서스펜션이 세팅되었겠지만
조금 더 탄탄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좌우로 조금씩 꿀렁이는 부분만 제외한다면 스티어링 휠으로 전해져오는 필링도 나쁘지 않았기 때문에 몇몇 부분을
보강 시 재미있는 차량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속과 감속을 거듭하다보니 어느 덧 충전된 배터리를 모두 소진하였습니다. 이럴 때는 즉각 엔진이 작동하여
전기모터를 구동하기 위한 에너지를 만들기 시잡합니다. 물론 이때도 자유로운 주행이 가능한데요.
엔진의 동력으로 전기를 생산하고 충전하기 때문일까요?
배터리만으로 주행할 때보다는 조금 성능이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은 점은 살짝 아쉽더라구요.
하지만 발전용 엔진덕분에 주행가능거리가 비약적으로 증가한 것을 생각해보면 충분히 수긍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배터리팩에 내장된 동력을 모두 소진하면 엔진을 구동시켜 발전을 하거나
차체 외부에 마련된 별도의 콘센트를 통해 배터리를 다시 충전할 수 있습니다.
뛰어난 가속력, 이질감이 없는 파워트레인, 조용한 실내, 기대이상의 연비 등 볼트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전기차에
기대 하는 것 이상을 경험하게 해주었는데요. 다양한 보조금을 통해 구입가격을 현실 화 한다면
위시리스트에 당장 올리고픈 차량이었습니다.
상하이에서 만나 본 쉐비 볼트는 단순히 "우리도 이런차를 개발 할 수 있다"는 의지의 표현에 가까운
기존의 양산형 전기차들과 달리 실제로 도로에서 주행시 파워트레인에 아무 문제가 없고, 상품성도 상당히 뛰어나기 때문에
"우리는 이런차를 양산해서 판매할 수 있다"는 GM의 자신감을 느껴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제가 초등학교를 다니던 시절부터 곧 화석연료가 고갈되고 전기차 또는 다른 차세대 동력원의 시대가 올것이라는 말이 많았는데요.
실제로는 20여년이 지난 지금에도 우리는 여전히 개솔린과 디젤을 연료로 사용하는 차량을 타고 있고 향후 십수년간 지속될 것 같습니다.
때문에 당장은 전기차의 보급이 급속도로 이루어지지 않을 수도 있지만 갈수록 까다로워지는 환경규제 및 고유가를 생각한다면
전기차를 필두로 한 차세대 파워트레인에 대한 수요가 많아 질 것이고, 본격적인 SOC가 구축되기 이전 까지는 현재 볼트 처럼
주행거리가 확장가능한 형태의 전기차가 최선의 대안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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