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반떼 MD 시승 후기

소문낫 맛집을, 유명한 관광지를 찾아가는 것은 아직 검증되지 않은 음식이나 사물에 대한 위험부담을 줄이고,

 보편적인 선택을 하기 위한 행동으로 볼 수 있습니다. 여기는 자동차도 해당이 되는데요.

국내에서 또는 해외에서 호평을 받았거나, 좋은 판매결과를 얻은 차량의 판매율이 높은 것으로 확인 할 수 있기 때문이죠.

 

즉, 자동차 제조사도 중요하지만 세부 모델이 가진 브랜드 파워가 더 중요해 졌다고 할 수 있는데요.

국내에 판매되는 차량 중 경형차인 모닝이나 마티즈, 소형차인 프라이드, 준중형차인 아반떼, 중형차인 쏘나타 등은

이름값만으로도 일정 판매량 이상을 기대 할 수 있는 차량입니다. 실제판매량 역시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구요.

 

서두가 길었죠? 이번에 시승한 차량 역시 출시 이후 부터 단 한차례도 同 세그먼트에서 베스트셀러의

자리를 한번도 놓친적이 없는 준중형차 아반떼 입니다. 2006년 3세대 모델인 HD 출시이 후 이례적이라 할 만큼

빠른 시간인 4년만에 풀 모델체인지를 단행. 4세대인 MD가 출시되었는데요. 모델 체인지 시기를 1년이나 앞당기고,

 중형 컴팩트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만큼 현대의 자신감이 뭍어 있는 MD의 시승리포트. 지금부터 만나 보시죠.

 

제네시스 쿠페에서 조금, YF쏘나타와 투싼ix에서 그 실체를 드러냈던 현대의 새로운 디자인 언어인

플루이딕 스컬프쳐를 기반으로, 아반떼에서는 윈드 크래프트라는 테마가 추가되어 기존의 현대차들과

비슷한 듯 하면서도 아반떼만의 개성이 잘 살아 있습니다.

 

프런트 그릴과 범퍼를 하나로 묶은 핵사곤 그릴 및 후드로 길게 파고든 헤드램프는 한눈에 보아도

현대차임을 알 수 있도록 합니다. YF쏘나타에서 조금 과하다 싶던 라인들이 아반떼에서는 한층 정리된 모습을 보이는데요.

 

 쏘나타와 투싼을 거쳐 오면서 플루이딕 스컬프쳐라는 현대의 디자인 언어가 서서히 완성단계에 접어든게 아닐까 싶습니다.


헤드램프 속에 녹아든 라인에서도 디자인팀의 자신감을 읽을 수 있습니다.

저부분을 면발광이나 LED로 처리해서 DRL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요?

 

그런 아쉬운 부분들은 차후 출시될 F/L모델 또는 애프터 마켓 제품이 보완해 줄 것 같습니다. 

 

앞/뒤 오버행을 최대한 짧게, 휠베이스는 최대한 길게 가져가면서 A필러의 위치를 극단적으로 앞으로

밀어놓은 모습은 흡사 하이브리드카를 연상시킵니다. 이런 디자인 덕분에 넉넉한 실내공간은 물론,

낮은 공기저항 계수를 얻어낼 수 있다고 하니 보기 좋은 떡이 먹기에도 좋은 셈이지요.

 

앞 바퀴 끝 에서 시작되어 리어 휀더로 이어지는 캐릭터라인은 쏘나타 이하의 현대차에서 만날 수 있는

 또 다른 패밀리 룩. 낮아진 전고와 함께 전반적으로 차를 스포티하게 보이도록 하는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습니다.  



사이드 케릭터라인의 끝에는 해드램프 처럼 길게 리어휀더를 파고든 테일램프가 위치해 있습니다.

90년대 후반만 해도 프런트와 사이드, 리어가 따로 국밥처럼 잘 섞이지 않아 부분부분 디테일을 보면 훌륭하지만,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완성도가 떨어지는 디자인을 선보였었던 것을 생각하면 최근 국산차 디자인은

장족의 발전을 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프런트와 사이드, 리어가 유기적으로 맞물리는 최근 현대차의 디자인은 호불호를 떠나 완성도에서는

 높은 점수를 줄 만한데요. 아반떼 디자인은 개인적으로 상당히 좋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다만, 프런트와 사이드에서

 한층 힘을 주었던 것에 비해 리어의 경우 너무 무덤덤하게 마무리 한게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남는것은 있지만 말이죠. 

  

 무난하면서 질리지 않는 디자인이 생명인 패밀리카의 디자인 치고는 파격적이다 할 수 있는데요.

 

YF쏘나타가 그랬듯이 아반떼 역시 기존에 출시된 경쟁모델들을 상당히 고루하게 만드는 앞서나간 디자인이라는 점과,

 호불호를 예상하면서도 현대의 디자인 언어를 완성시켰다는 점에서는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외부 디자인과 마찬가지로 인테리어 역시 현대차를 탔다는 느낌이 물씬 합니다. 3세대인 HD시절부터

우드그레인을 베제하고 메탈트림을 적용, 젊어진 고객층을 공략했었는데요. MD 역시 실버와 블랙 하이그로시를 사용,

미래지향 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습니다.


스티어링 휠은 지름이 작아지고 림이 굵어져 스포티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구요.


센터페시아와 동일하게 실버트림으로 장식된 부분에는 오디오 및 핸즈프리를 위한 리모컨이 위치하며,


두개의 커다란 실린더 사이로 TFT-LCD를 탑재한 클러스터는 준중형차에는 다소 과분하다 싶은 장비.



하지만 TFT-LCD를 이용,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데다 시인성도 뛰어나기 때문에 곧 동급의

다른 차량들도 경쟁적으로 탑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센터페시아 상단에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위한 모니터가 위치하고 있으며, 양 옆에는 콘솔까지 연결되는

 커다란 실버가니쉬가 위치하고 있습니다. 보통 에어컨 토출구가 위치하고 있는 공간이지만

 아반떼는 디자인적 요소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죠.

 

인포테인먼트시스템은 내비게이션과 DMB는 물론, 오토케어라고 부르는 차량 진단 및 유지보수 프로그램이 내장되어 있습니다.

 


내비게이션 시장이 활성화 되지 않은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순정 AV시스템에 대한 선호도가 낮았었는데,

최근 출시되는 순정 AV의 경우 길안내도 정확하고 그래픽이나 기기 자체의 성능도 괜찮은 편입니다.

 

아반떼 MD에 내장된 내비게이션의 경우 맵 데이터를 지니와 맵피로 유명한  맵엔소프트社 에서 공급한다고 하네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아래로는 공조컨트롤러가 위치하고 있는데요. 중형 컴팩트라는 캐치프레이즈에

 걸맞게 듀얼 오토 에어컨이 적용되어 있습니다. 인포테인먼트 모니터 주위에 있는 실버 가니쉬 처럼 공조컨트롤러도

기능보다는 디자인을 우선시한 디자인이라 할 수 있는데요. 온도를 설정하는 버튼의 위치가 작고 조작감도

명확하지 않아서 익숙해지기 까지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디자인은 좋지만 사용편의성에서 보자면 아쉬움이 남는 부분.


공조 컨트롤러 아래로는 수납공간과 USB 커넥터가 위치하고 있습니다.


길어진 휠베이스 덕분에 실내공간은 꽤나 넉넉한 편입니다. 앞좌석이나 뒷좌석 모두 한 두세대 이전의

 중형차를 연상시킬 만큼 공간이 넉넉한편인데요. 뒷좌석 레그룸이 생각보다 여유로워서 성인 4명이 탑승하고

 장거리를 편하게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다만, 스포티한 분위기 연출을 위해 낮아진 루프라인 만큼 헤드룸에서도

 손해를 보았습니다. 썬루프가 내장된 시승차의 경우 살짝 답답하다는 느낌이 들었는데요. 헤드룸에서 손해를 보면서도

 날렵한 스타일을 고수 한 것을 보면, 디자인팀의 힘이 더 강해진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스키쓰루 가 삭제된 대신 60:40 폴딩기능이 추가된 트렁크는 차급이나 크기를 생각해 보았을때 상당한 수준입니다.

뒷 타이어 주변 마무리도 잘 되어 있어 커다란 짐을 적재하기에도 무리가 없어보이는데요.

현대의 실내공간 늘리기 기술이 트렁크에서 빛을 발하는 것 같습니다.

 

4세대 아반떼인 MD에는 운전석과 조수석은 물론, 사이드 및 커튼을 포함한 총 6개의 에어백이 기본탑재되어

충돌안전성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해 두고 있는데요. 2012년 이후에는 ESP도 법규에 의해 기본탑재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넓은 차체와 실내공간, 다양한 편의장비 만큼이나 신형 아반떼를 돋보이게 하는 것이 바로 엔진입니다.

GDI라고 부르는 직분사 엔진의 탑재로 배기량은 기존 준중형차들과 동일한 1.6L이지만, 성능은 중형차와

견줄만한 수준으로 업그레이드 되었기 때문이죠.

 

아반떼 MD에는 1,591cc 직렬 4기통 가솔린 직분사 엔진이 탑재되어 140/6,300(ps/rpm)의 최고출력과

17.0/4,850(kg.m/rpm)을 발휘합니다. 여기에 현대 파워텍에서 생산한 6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려 16.5km/ℓ라는

좋은 연비를 얻어 냈구요.

 

시프트레버를 D로 옮기고 본격적인 주행에 나섰습니다. 아이들시에는 GDI특유의 소음을 들을 수 있지만,

달리기 시작하면 특유의 소음은 잦아들고 매끄럽게 속도를 올려나갑니다. 1단 부터 5단까지 변속시점이 상당히 빠른데요.

 

다분히 연비위주의 세팅임을 알 수 있습니다. 시속 70km/h 부근에서 6단기어가 맞물리고, 액셀러레이터 페달의

개도각에 따라 재빨리 락업클러치를 작동시켜 운전자가 적극적으로 주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이지 않으면

기어는 최대한 좋은 연비를 뽑아내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여기에 최근 현대/기아차에 적용되는 액티브 에코 기능을 활성화 하면 마치 기름냄새만으로 주행할 기세로

액셀러레이터의 반응도 늦어지고 에어컨 및 변속시점도 조절해버립니다. 액티브 에코 기능 활성화 시 차량의

 반응이 다소 둔해지기는 하지만, 도심이나 고속도로에서 일상적인 주행흐름을 따라가기에 전혀 무리가 없기 때문에

 시승하는 동안 특별한 조건이 아니면 항상 켜 놓고 다녔습니다.

 

가속력을 확인하기 위해 액티브 에코를 해제한 뒤 시프트레버는 수동에 두고 액셀러레이터 페달을 깊게 밟았습니다.

 수동모드라도 한계회전수까지 올라가면 자동으로 시프트 업되는 부분은 현대/기아차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이죠.

 하지만 가속력은 준중형차라는 차급을 생각할 때 상당한 수준입니다.

 

중저속에서는 140마력이 채 느껴지지 않던 엔진도 rpm을 높게 사용하자 제대로 달려나갈 채비가 되었다는

듯 힘을 토해냅니다. 가쁜숨을 토해내며 가속을 이어나가는데 약 160km/h 부근 부터는 그 기세가 한풀 꺾이지만,

도로 사정이 허락한다면 두번째 벽까지는 속도를 끌어 올릴 수 있을 것 같은, 여유가 느껴진다고 할까요?!

 

일반적인 시내주행에서는 140마력이라는 최고출력이나 17.0kg.m라는 최대토크 수치보다 6단자동변속기의

탑재로 인한 효율성 및 성능에서의 이점을 더 많이 느끼게 되는데요. 고속도로에 올라 rpm을 올리면

그제서야 진가를 드러내는데 직분사 엔진의 특성상 길들이기가 끝나면 더 좋은 성능을 발휘 할 수 있다고 하니

고속도로에서 신나게 달리는 아반떼를 많이 만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최근 인터넷에 화자되고 있는 고속안전성은 큰 문제가 없다고 보아도 무방합니다. 120km/h가 넘는 속도에서

레인체인지를 할때도 상당히 안정적인 거동을 보였구요. 다만 고속 선회시 브레이크를 밟으면 생각했던 것 보다

차체가 더 많이 파고드는 몸놀림을 보이는데요. 고속으로 선회를 하다 급제동을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불안하다거나 위험하다는 느낌을 받을 일은 없겠습니다.

 

다만, 일반오너들이 시승차를 가지고 전문적으로 시승을 하듯 주행한다면. 또 그런 거동에 익숙치 않다면

분명 불안함을 느낄테지만 대다수 운전자들이 겪을 만한 상황은 아닌것 같습니다. 되려 안으로 말려들려는 차체 거동

 때문에 코너가 산재한 코스에서 재미있는 주행이 가능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구요.

 
최근 출시되는 현대차들과 비슷하게 하체의 세팅은 전반적으로 단단하다고 느낄수 있는 수준입니다

. 하지만 머리는 이리저리 헤쳐나가려고 하는데 꼬리가 미적거리는 느낌이랄까요? 단단함과 부드러움의

 조화가 아직은 세련되지 못하다는 느낌입니다. 댐핑스트로크 역시 기존의 아반떼보다 짧아진 듯

거친 노면에서는 다소 통통 튀는 듯한 모습도 보이지만 승차감은 나름 괜찮은 편.

 

최고급 사양인 시승차에는 215_45_17 타이어가 적용되어 있는데 통통튀는 듯한 주행감각에는 타이어 세팅도

 한몫 거들고 있습니다. 물론, 그 덕분에 회두성이 좋아진 것도 있지만 말이죠. YF쏘나타도 그랬고 K7도 그랬던것 처럼

 타이어 사이즈에 따라 주행질감에서 많은 차이를 보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17인치가 아닌 타이어를 사용하는

트림에서는 한층 소프트해진 거동을 보이지 않을까요?



제동력 역시 만족스러운 수준. 다분히 현대차스러운, 초반 답력이 다소 강하긴 하지만 140마력이라는

출력이나 차체크기에 걸맞는 제동력을 가졌기 때문에  일상주행에서는 제동력으로 인한 불만은 없을 것입니다.

 

별도의 고속연비 포스팅이 이어질 텐데요. 약 3,500km를 시승한 결과 나온 평균연비는 리터 당 14km 수준입니다.

 물론 장거리 주행과 시내주행이 섞여 있기 때문에 아반떼 MD의 정확한 연비라고 하긴 어렵지만 일상적인

시내주행에서 평균연비는 약 리터당 10~11km 수준.

 

여기에 정속주행이 가능한 고속화 도로에서는 리터당 15km에 육박하는 연비를 보이며,

조건에 따라서는 공인연비를 크게 웃도는 수치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신형 아반떼에서 국산차 최초로 탑재한 자동주차시스템도 만나봐야겠죠?

 

지금은 평행주차만 지원하고 있는데요. 급하게 주차를 해야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크게 쓸일은 없어 보이지만

어두운 저녁이나 주차에 서툰 초보운전자들에게는 더 없이 유용한 기능이 아닐까 싶습니다.



출시 4년차인 아반테 HD는 별다른 F/L 없이도 줄곧 시장에서 1위자리를 지켜왔습니다. 그만큼 기본기가 탄탄하고

 상품성이 좋다는 뜻인데요. 잘 팔리고 있는 HD가 있음에도 MD를 서둘러 출시한 데는 어떠한 이유가 있어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자주 했었습니다.

 

HID, 자동주차시스템, 10way파워시트, 6 Airbag, GDI엔진 등 소비자를 유혹할 만한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지만,

이런 요소들이 제대로 조합되지 않았을때는 마치 겉멋을 잔뜩 부린 허세가득한 사람을 보는 것 처럼 실속없는 차가 되고 마는데요.

 

2주에 걸쳐 시승한 아반떼MD는 디자인, 상품성, 조립품질, 성능 등 어느 한 부분에서 아쉬움을 느낄 수 없을 만큼,

각각의 요소를 잘 버무린, 맛있는 비빔밥을 먹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가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