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강자도, 영원한 약자도 없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으신지요?
국산차 시장에서는 통하지 않는 말이나 다름없었습니다.
경형 차에서부터 최고급차 까지 현대/기아자동차가 시장을 독식하고 있는 것과 다름없는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현대/기아자동차의 시장점유율을 조금이라도 차지하기 위해서 경쟁사들은
더 좋은 제품을 만들기에 여념이 없다는 것이지요.
얼마 전 시승하였던 라세티 프리미어와 이번에 시승한 뉴 SM3가 그 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난공불락처럼 보이는 아반떼-포르테-i30-포르테쿱 라인에 과감히 도전장을 던진 뉴 SM3!
뉴 SM3 Preview에 이어서 조금 더 자세하게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경쟁차종 부터 살펴보면 상당히 독창적이지만 키가 크고 살짝 뚱뚱해 보이는 아반떼와 데뷔 초 혼다 시빅을 닮았다는 것으로
한차례 구설수에 오르긴 했어도 차체 곳곳에 스포티한 요소들이 녹아 있는 포르테, 유럽 감각이 물씬한 i30와
개인적으로는 준중형 최고의 디자인(리어램프만 빼고요^ ^)이라 생각하는 라세티 프리미어와 같은 개성 강한 경쟁모델 사이에서
뉴 SM3는 튀지 않는 무난함을 내세우는 디자인을 보여줍니다.
초기형 SM5와 SM7을 보는 것처럼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단아한 인상을 풍기는데요.
고급스럽고 단정한 이미지인 르노삼성의 기업이미지와도 잘 어울리는 모습 입니다.
너무 깔끔하고 단아하기만 하면 지루해 보일까봐서 일까요?
큼지막하게 자리한 헤드램프는 좌우로 날렵하게 찢어서 휀더와 프런트 그릴로 파고들었고 앞트임을 하면서 쌍꺼풀 수술도 잊지 않고
시술해서 인지 헤드램프의 디테일이 눈에 띄는 편입니다. 헤드램프는 SM3 디자인 중에서 가장 파격적인 부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에 비해서 프런트 그릴과 범퍼하단의 에어인테이크는 평범하게 마무리 되었습니다.
르노삼성家의 일원임을 증명이라도 하듯 후드에서 그릴까지 길게 이어진 U라인은 SM3에도 적용되어 있습니다.
헤드램프에서 부터 시작된 측면의 캐릭터라인은 도어 핸들 위를 지나 트렁크까지 자연스레 연결되는데 끝을 살짝 접어 올려
스포일러의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개성 있는 헤드램프에 비해서 측면은 단정한 그 자체인데요.
최근 추세에 맞춰서 쿠페처럼 미끈하게 떨어지는 C필러 라인을 채택하였으며 도어 사이드 몰딩은 도어의 하단에 배치해서
깔끔한 모습을 연출합니다. 사이드 미러에 살포시 자리 잡은 LED램프는 포인트로 볼 수 있겠죠? ^ ^
개인적으로 뉴 SM3 디자인 중 뒷모습이 가장 마음에 들었는데요.
헤드램프와 비슷한 비율의 리어 램프는 길고 크게 자리 잡아 좋은 시인성을 약속하면서 디자인적으로도 상당히 조화로운 모습을 보이기 때문입니다. 동시에 범퍼 하단을 검은색 플라스틱으로 마무리해서 안정감 있어 보이도록 노력한 흔적이 엿보입니다.
외부 디자인에서 단아한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보였다면 내부 디자인에서는 프랑스의 이국적인 정취를 물씬 풍기는데요.
예전에 시승했던 푸조 207과 유사한 구성을 많이 보여서 유럽태생임을 확인 할 수 있었습니다.
블랙 톤의 인테리어는 깔끔함과 고급스러움을 강조하기에 좋은 반면 차가 너무 나이 들어 보일 수 있는 단점도 함께 가지고 있는데요.
뉴 SM3의 경우 자칫 노티나 보일 수 있는 구성에 실버 페인트로 포인트를 줘서 노티를 던져버린 모습입니다.
기존의 국산차와는 달리 기울기가 심한 쓰리써클 계기 클러스터는 처음에는 어색하지만 적응하고 나면 시인성이 더 좋았는데
형제차인 르노 메간에 적용된 LCD계기 클러스터가 생략된 것은 조금 아쉬운 부분입니다.
에어벤트를 중심으로 좌/우 대칭형의 센터페시아의 상단에는 옵션으로 장착할 수 있는 아이나비의 스마트 내비게이션이
위치하며 기존의 차량과는 다르게 오디오가 에어컨 조작부 하단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공조장치의 경우 출발할 때와 도착할 때 만 사용하지만 오디오는 사용 빈도가 높은 편인데 위치조절이 필요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직관적으로 작동하기 쉬운 공조장치에 비해서(준중형 최초로 듀얼오토에어컨입니다!!) 버튼이 작고 사용법이 조금 까다로운 오디오는 손에 익을 때 까지 조금 불편한 부분이 있었는데요.
스티어링 휠 뒤편에 위치한 오디오/핸즈프리 컨트롤러 역시 직관적이지 못한 조작법으로 시승 내내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뉴SM3는 상당히 커진 차체를 세일즈 포인트로 내세우고 있는데 실제로도 차체가 꽤나 커졌다는 느낌을 전해 줍니다.
하지만 커진 차체에 비해서 시트가 조금 작은 편이라 체형이 큰 사람이 장거리 주행 시 불편함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제는 기본사양 처럼 되어 버린 열선시트는 운전석과 조수석에 구비되어 있으며
시승차에 적용된 가죽시트는 질감이나 마무리가 상당히 좋은 편이었습니다.
가장 궁금했던 뒷좌석은 등받이가 약간 짧아서 아쉬웠지만 준중형차로는 꽤나 넓은 공간을 가지고 있는데요.
차체 크기가 중형차에 육박할 정도로 커지긴 했지만 준중형이라는 SM3의 그레이드를 생각한다면
이정도면 충분히 만족스럽다고 느껴졌습니다.
게다가 중형차에 조차 장착되지 않던 후석 리어벤트도 구비 되어 있는데 준중형차량 대비 넓은 실내 공간에 마무리가 뛰어난
가죽시트와 후석에어벤트의 조합은 패밀리카로써 뉴 SM3의 입지를 단단히 하지 않을 까 생각됩니다.
뉴 SM3는 3가지의 넓은 공간을 가지고 있는데요.
첫 번째가 바로 넓은 실내공간, 두 번째는 트렁크(마무리는 살짝 아쉽습니다). 마지막은 바로 글러브 박스 입니다.
기어박스 뒤편에 위치한 센터콘솔이 경쟁차종 보다 살짝 좁은 듯해서 아쉬웠는데 그것을 보상이라도 하듯 광활한 공간을 가진
글러브 박스는 솔직히 조금 놀라운 부분이었는데요. 거짓말을 살짝 보태면 노트북도 들어갈 만한 크기 입니다.
스마트키를 소지한 채 도어 그립에 손을 가져가면 자동으로 도어 락이 해제 되며 실내에 탑승해서 브레이크를 밟은 채로 START 버튼을 누르면 부르릉~ 하며 엔진이 잠에서 깨어납니다. 계기 클러스터 오른쪽에 위치한 LCD창으로 차량을 점검하며 점검이 끝나면 시스템에 이상이 없음을 알리는 OK사인이 출력! 이어서 기어레버를 D로 옮기고 액셀러레이터를 밟아 뉴 SM3를 움직였습니다.
시승 전 커진 차체에 비해서 112마력의 엔진 출력은 조금 부족하지 않을까 생각하였는데 공차중량이 생각보다
가벼워서 인지 발놀림이 무겁지가 않은 편입니다.
본격적으로 가속을 이어나가자 엔진회전수가 최고 출력이 나오는 6,000 부근에서 맴돌며 속도를 높여나가는 데요.
CVT라 불리는 무단 변속기를 처음 경험하는 사람에게는 다소 반응이 이질적일 수도 있지만 가속을 끝내고 액셀러레이터에서
힘을 빼면 곧바로 항속모드로 들어가 낮은 엔진회전수를 유지하며 엔진 출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엔진 출력만으로 가속을 이어나가는 구간은 170km/h 까지. 아직 길이 들지 않은 새 차라서 그 이상의 가속은 힘들어 보였는데
당일 시승차량 중에 어느 정도 길이 든 모델은 180km/h까지 마크했다고 하니까 무리 없는 수준인 듯합니다.
속도를 점차 올려나가면 110km/h 부근에서 가장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는데 전자식 스티어링도 어느 정도 묵직한 느낌을 전달하며
낮은 엔진회전수 덕분에 상당히 쾌적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차급의 한계 때문인지 140km/h가 넘어가자 조금씩 불안한 모습을 보였는데 차급이나 출력을 고려하면 적당한 수준으로 보입니다.
브레이크와 액셀러레이터를 동시에 밟고 있다가 브레이크를 풀며 측정하는 스톨스타트 방식으로 측정하였습니다,
급가속시를 제외하고는 실내에 유입되는 엔진음의 차단이 잘 되어 있는 편인데 엔진음이 조용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사이드 미러 부근을 타고 들어오는 풍절음이 크게 들려옵니다. 소음수준은 포르테나 라세티프리미어, 아반떼 보다도 체감상 낮게 느껴지는 편입니다.
라세티와 포르테에서 이슈가 되었던 후륜 토션빔 서스펜션이 뉴 SM3에도 장착되어 있는데 앞서 시승했던 두 모델 모두 일상적인
주행환경에서는 멀티링크 서스펜션과 큰 차이가 없는 좋은 운동성능과 승차감을 보여주었는데 뉴 SM3 역시 나무랄 데 없는
승차감으로 토션빔을 장착했다고 해서 선입견을 가질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전반적인 로드홀딩 및 코너링 성능은 차량을 컨트롤하기 쉬운 안정적인 세팅으로 보이는데 살짝 소프트 한 성향의 아반떼와
단단한 성향의 라세티 프리미어의 중간쯤 이라고 생각하시면 쉬울 것 같습니다.
시승코스의 특성상 한계상황까지 밀어붙이지는 못하였지만 어느 코너를 돌아나가도 예측 가능한 모습을 보여서 일상적인 주행에서는
만족스러울 듯하지만 코너를 세차가 돌아나가고 차량을 한계까지 밀어붙이기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조금 심심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고속으로 과속방지턱을 넘어도 스윽~ 하며 서스펜션과 차체가 충격을 흡수하여 2차 진동이 전해지지 않았지만
작은 요철을 타고 넘을 때는 충격을 다 거르지 않고 실내로 전달하여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고속에서 급제동시 정확하게 정지하였는데 시승 당일 비가 내렸던 점을 감안하면 제동 밸런스는 합격점을 줄 만큼 좋은편었으며 브레이크 역시 초반 답력이 예민한 아반떼와 밟은 만큼 반응하는 라세티 프리미어를 적절히 섞어 놓은 듯하게 느껴졌습니다.
성능만큼이나 중요한 부분이 연비인데 동력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CVT를 탑재한 만큼 급가속시를 제외한 전 구간에서
좋은 순간 연비를 확인 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정속주행시는 공인연비인 15km/L를 뛰어넘는 수준을 보였고,
마음먹고 연비 주행을 하면 23~25km/L 근처까지 기록할 수 있었습니다.
급가속시 순간연비는 가속성능 동영상에서 확인해 주세요^ ^
외부 디자인에서 한국의 단아한 아름다움이 느껴지고 실내에서는 유럽의 색채가 진한데, 닛산의 도움을 받은 파워트레인은 시종일관 고른 출력을 뽑아내는 엔진과 효율적인 동력전달을 하는 CVT을 통해 상대적으로 일본의 느낌이 많이 나는 편입니다.
대략적인 시승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면서 BOSE오디오를 작동시켜 보았는데 이름값과 옵션가격을 하는 듯합니다. 볼륨을 키워도 찢어지거나 소리가 뭉개지는 현상 없이 깔끔한 사운드를 들려주는데 BOSE 특유의 강력한 베이스를 기대한다면 조금 아쉬울 수도.....
MP3와 블루투스가 지원되는 BOSE오디오는 7인치 내비게이션 화면으로도 컨트롤 할 수 있으며 휴대기기의 오디오 스트리밍 기능을 지원해서 블루투스가 되는 핸드폰 및 MP3에 저장된 음악을 손쉽게(세팅하는 건 살짝 어렵지만) BOSE 스피커로 들을 수 있었습니다.
준중형 시장에서 아반떼는 반드시 넘어야 하지만 넘을 수 없는 산과 같은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경쟁차종 모두 아반떼를 뛰어 넘기 위해 저마다의 개성을 뽐내는데 다들 아반떼와 차별화 된 모습으로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뉴 SM3는 준중형 패밀리카의 지존이라 할 수 있는 아반떼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듯 한 인상을 주기에 충분합니다.
신뢰감 있는 파워트레인과 넓은 실내, 다양한 편의 장비와 예측 가능한 차량 움직임. 게다가 르노삼성이라는 브랜드 이미지까지 등에 업었으니 아반떼와 진정한 진검승부를 펼칠 듯 보이는데요. 실제로 시승행사에 참석한 예비고객의 대다수가 상당히 만족한 모습을 보여
앞으로 준중형 자동차 시장이 재미있어 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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