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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시승 후기

고급 세단 체어맨H 뉴 클래식 이야기

체어맨 H 뉴클래식 첫번째 시승기에 이어지는 두번째 이야기 입니다.

첫번째 포스팅에서는 체어맨 시리즈의 간략한 역사와 함께 익스테리어 디자인에 대한 소개가 있었는데요. 두번째 포스팅에서는 인테리어 디자인과 주행성능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볼까 합니다.


체어맨 H 뉴 클래식의 익스테리어는 변경가능한 범위내에서 기존 체어맨H의 흔적을 지우느라 노력한 흔적과 동시에 완성도 측면에서는 아쉬운 부분을 동시에 느낄 수가 있었는데요. 1세대에서 2세대로 넘어갈 때 익스테리어만 바뀌고 인테리어는 변경되지 않았던것과 달리 2세대에서 3세대로 넘어오면서는 인테리어도 대대적인 개선이 있었다고 합니다. 새롭게 바뀐 인테리어는 어떤지 지금부터 확인해 보겠습니다.



기존 체어맨H의 흔적을 찾을 수 없을만큼 바뀐 체어맨 H 뉴클래식의 인테리어.

 

전반적인 분위기는 상위모델인 체어맨 W의 그것과 흡사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스티어링 휠의 경우 체어맨W와 공유하며 인포메이션 모니터가 센터페시아 상단에 위치한 부분이나 HVAC 컨트롤러, 엔진 스타트 버튼 등 체어맨 W에서 먼저 선보인 디자인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습니다.


사실 자동차 디자인에서 상위 모델의 디자인을 이어받는 것은 흔한 일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소비자에게 패밀리룩을 느끼게 하는 동시에 상위모델이 가진 고급스런 이미지를 이어받을 수 있기 때문에 국산차 뿐 아니라 수입차에서도 종종 볼 수 있는 모습입니다. 체어맨 H 뉴 클래식 역시 체어맨 W와 유사한 인테리어 디자인을 채택함으로써 W가 가진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계승하는 동시에 기존 체어맨H 인테리어가 가진 단점을 보완할 수 있었습니다.

 

체어맨 W와 공유하는 스티어링 휠은 상단에 우드트림이 들어가 고급스러운 느낌을 강조하고 있는데요. 다양한 편의장비가 적용되어 리모컨이 꽉 차있던 W와 달리, H에서는 더미 스위치가 많이 보입니다.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오디오 컨트롤을 한곳으로 집중 시키고 반대편에 크루즈 컨트롤 스위치를 추가하는 것이 어떨까 싶은데요. 쌩뚱맞게 스티어링 휠 컬럼에 붙어있는 크루즈 컨트롤 스위치는 직관적인 사용 측면에서 아쉬움을 남겼기 때문입니다.

 
가죽으로 감싼 스티어링 휠의 림은 최근 모델 답지 않게 얇은 편으로 추후 동력성능 편에서 이야기할 주행감각에 꼭 맞는 느낌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운전석 시트 메모리와 연동되는 스티어링 휠 위치는 전동식으로 조절되며 추운겨울 유용한 히팅기능 역시 적용되어 있습니다.

스티어링 휠 너머로는


슈퍼비전 클러스터가 위치해 있습니다. 체어맨 H 뉴 클래식(이하 체어맨 H)의 클러스터 역시 구성면에서 체어맨 W와 유사한데요. 실내 조명과 동일한 화이트 LED조명은 고급스러운 느낌과 화려한 느낌을 동시에 전달합니다.

 
새롭게 추가된 디스플레이 모니터에는 트립컴퓨터의 다양한 정보와 함께(연료를 보충하고 촬영할 것을 그랬네요. 


차량 각 부분의 설정도 함께 변경할 수 있습니다. 컬러가 아니라 아쉽지만 가독성이 좋은 모노톤 LCD와 충분한 한글화는 쌍용이 체어맨 H를 새롭게 출시하는데 있어 많은 신경을 썼음을 알 수 있습니다.

센터페시아 상단의 AV모니터는 아이나비 SE가 적용된 내비게이션 및 지상파 DMB, 오디오 등의 엔터테인먼트 기능이 적용되었습니다.


후방카메라 역시 적용되었는데, 야간 화질은 조금 아쉬웠습니다. 틸팅되는 모니터를 적용하여 CD삽입 및 SD카드를 사용한 손쉬운 업데이트가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LCD 아래로는 풀 오토에어컨이 위치해 있습니다. 다이얼 방식의 온도와 풍량조절은 직관적인 사용이 가능한 장점이 있습니다. W의 그것을 연상시키는 디자인이나 마무리는 문제가 없지만 4천만원이 넘는 차량임에도 불구하고 듀얼 존 에어컨이 아닌 부분은 의아한 부분으로 기존 체어맨에 없던 다양한 전장을 추가하면서 왜 에어컨은 그대로 두었을까 하는 의문을 남겼습니다.

 

추가적으로 4단 조절가능한 풍량은 1단에서도 바람이 꽤나 센편이라 고급차에 맞게 조금 더 세밀한 조정이 필요해 보입니다.



센터페시아가 전반적으로 높아지면서 기존 체어맨 H와 다르게 하단에 여유공간이 생겼는데요.

 

체어맨 H는 여유공간을 허투루 쓰지 않고 USB와 AUX 그리고 스마트키를 위한 홀더를 추가해 두었습니다.



벤츠의 그것을 연상시키는 시프트 인디게이터와 노브는 옛것 그대로.

 

길이가 짧은 시프트 노브는 우드와 질감좋은 가죽으로 감싸져 좋은 그립감을 선사했습니다. 나름 스포티한 느낌도 연출하구요. 시프트 노브 뒤로는 통풍/열선시트 버튼과 컵홀더, 그리고 센터 암레스트가 위치해 있습니다. 국산 고급차를 운전하시는 대다수 오너분들의 운전 스타일을 연구한 결과인지 몰라도



왼손으로 스티어링 휠을 잡고, 오른팔을 암레스트에 올린채 D에 위치한 시프트 노브를 쥐면 아주 편안한 운전자세가 나오는, 오너 맞춤 인체공학 디자인을 만나 볼 수 있었습니다. 올 초에 시승했던 그랜저 HG 역시 비슷한 포지션에서 가장 편한 자세가 나왔었던 기억이 나는군요.



운전석 상단의 맵램프는 선글래스 케이스와 함께 볼펜 홀더도 함께 적용되어 있습니다. 렉스턴 때도 그랬지만 쌍용이 오버헤드 콘솔 활용은 참 잘하는 것 같습니다.


갈수록 차체가 커지는 기존 대형차들과는 달리, 체어맨 H는 1세대와 실내공간이 거의 동일합니다. 1세대에서는 넉넉한 대형차의 그것이었지만 지금의 차량들은 워낙 실내공간이 넓기 때문에 여유로운 공간에서 오는 넉넉함은 찾기 힘들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공간이 넉넉하지는 않지만 1열의 레그룸과 헤드룸은 부족하지도 않은 수준.

 

애매한 표현이긴 한데, 적당한 공간을 지녔다 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다만, 새로이 추가된 통풍시트는 시승차만의 문제인지는 몰라도 시트 전체가 아닌, 허벅지 부위에서만 시원한 바람이 나왔으며, 이 역시 2단에 두어도 시원함을 느끼기에는 다소 부족하였습니다. 은은한 바람이라고 할까요?


2열 공간 역시 1열과 마찬가지로 여유롭고 넉넉한 수준이라기 보다 차체 크기에 걸맞는 평이한 공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쇼퍼드리븐으로 사용하기에는 조금 부족한 느낌도 들지만 질감 좋은 가죽과 쿠션이 푹신한 시트는 고급차의 전형적인 모습.


시트 중간에 위치한 암레스트에는 컵홀더와 열선시트 버튼이 위치하며 헤드라이닝에는 조명이 부착된 거울과 독서등이 좌우로 2개 적용되어 있습니다.

 

푹신한 시트나 후석을 위한 몇몇 배려에서 한때 국산 고급차 시장을 풍미했던 체어맨의 존재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고급차의 상징이기도 했으니 말이죠.

 

이외에도 조수석에 위치한 워크인 스위치로 후석 및 운전석에서 조수석을 조절할 수 있는 것 역시 고급차에서 찾아 볼 수 있는 편의장비.

 
과거에 비해서 다운그레이드 된 부분이 없지 않지만, 그래도 여전히 고급차 임을 나타내는 부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체어맨 H 뒷좌석에는 재미있는 부분이 있는데요. 도어 암레스트에 각각 마련된 시거잭이 바로 그것입니다.

 
 IT기기 사용이 잦은 요즘 추세에 맞춰 충전을 위한 아이템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사실은 뒷좌석에 탑승하는 VIP의 흡연을 위한 배려가 아닌가 싶은데요. 뒷좌석에 VIP가 아닌 아이들이 탑승할 때는 반드시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일루미네이팅 키킹 플레이트는 타고 내릴 때도 고급차의 느낌을 전달하는, 고급차에서는 빠져서는 안될 요소!!



체어맨 앰블럼을 꾸욱 눌러 만나볼 수 있는 트렁크는


628L의 용량을 자랑합니다. 트렁크의 열림각도 큰편이라 물건을 싣고 내리는데 불편함이 없어 보이구요.

절대적인 용량은 부족하지 않지만  실내공간 침범을 최소화하는 바람에 좌우폭 대비 길이가 조금 부족한 감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체어맨이 속한 카테고리에서 가장 중요한 항목인 골프백은 여유로운 적재가 가능하며 구석 구석 마무리도 뛰어난 편.


무게 배분을 위해 배터리는 트렁크에 위치해 있습니다.

 
이렇게 체어맨 H 뉴 클래식의 인테리어를 만나보았습니다. 새로움을 추구한 나머지 밸런스가 아쉬운 익스테리어와 달리 W와 유사한 디자인으로 고급성을 높이는 한편 다양한 편의장비를 추가하여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춘 인테리어는 반가운 변화라고 할 수 있는데요. 고급차로써 갖추어야 할 장비는 고루 챙기면서도 합리적인 가격을 위해 불필요한 부분은 과감히 삭제한 부분 역시 뉴 클래식의 변화입니다.


그렇다면 이제 본격적인 주행이야기로 넘어가 볼 차례죠?


체어맨 H 뉴 클래식은 2.8L 및 3.2L 직렬6기통 가솔린 엔진이 탑재되어 각각  222마력/31.0토크, 200마력/27.0토크를 발휘하는데요.


모터리뷰가 시승한 모델은 2.8L 직렬 6기통 엔진이 탑재된 500S 모델입니다.


보다 자세한 제원은 2,799cc의 배기량으로 200/6,600(ps/rpm)의 최고출력과 27.0/4,600(kg.m/rpm)의 최대토크를 발휘합니다.

공인연비는 8.8km/ℓ. 변속기는 5단 T-tronic.


쌍용자동차가 체어맨을 첫 공개할 당시 벤츠로 부터 유용한 플래폼 뿐 아니라 파워트레인 역시 화제가 되었었습니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마지막 직렬 6기통이기도 한 체어맨의 엔진은 라이센스 기간이 끝나 쌍용이 독자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엔진으로 W에는 배기량을 키운 3.6L 버전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다단화 경쟁에서 한발 물러나 있는 5단 자동변속기 역시 메르세데스 벤츠의 제품.

터치감과 마무리가 뛰어난 스타트 버튼을 눌러 매끄러운 회전감각이 일품인 직렬 6기통엔진을 깨웠습니다.

아이들링에서 시동이 걸리지 않는 듯한 일본차나 국산차와는 달리, 체어맨 H의 엔진은 나즈막히 그 존재감을 보이는데요. 과거 메르세데스 벤츠 역시 엔진이 잘 작동하고 있음을 이런식으로 나타냈었는데 그것을 그대로 계승한 것인지 몰라도 적막같이 고요한 것보다는 낫다는 생각입니다.

시프트노브를 D로 옮기고 본격적인 주행에 나섰습니다. 페달을 살짝만 밟아도 움찔하고 반응하는 모습은 영락없는 국산차의 그것입니다. 무겁지 않고 가볍게 돌아가는 스티어링 휠과 즉답식의 액셀러레이터는 시내주행에서 경쾌한 주행을 가능케 합니다. 여성운전자들이 좋아할 세팅이기도 한데 고급차 기준으로 보자면 다소 경망스럽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액셀러레이터 페달을 깊게 밟아 가속을 시도하면 rpm이 매끈하게 솟구치며 차체를 밀어붙이기 시작합니다. 1.7톤의 차체중량에 200마력의 출력은 요즘 기준으로 넘치는 출력은 아니지만 부족함도 없습니다. 차체에 딱 맞는 출력이라고 할까요? 최대토크가 발휘되는 4,000rpm을 넘어서면 출력이 살아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데 rpm을 계속 올려도 부담스럽지 않은 엔진반응이 인상적입니다.

다만, 최고출력이 발휘되는 6,600rpm까지 모두 사용하지 않고 변속해 버리는 5단 T-tronic은 다소 아쉽게 느껴집니다. 동력전달도 매끄럽고 효율도 괜찮은데 엔진 출력을 남김없이 발휘하도록 한계를 더 올려도 좋을텐데 말이죠. 200마력의 2.8L 엔진은 나무랄데 없으나 긴 언덕이나 추월가속에서는 떄때로 토크가 조금 부족하지 않나는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차급에 딱 맞는 엔진이지만 조금 더 여유로운 주행을 원한다면 윗급인 3.2L 모델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바람을 헤치며 속도를 높여나갈때 주행감각은 기존 국산차와는 다른 느낌입니다. 서스펜션은 무른듯 하면서 노면을 놓치지 않고 차체는 넘실대듯 앞으로 나아가는것이 마치 벤츠와 렉서스를 묘하게 섞어놓은 느낌이라고 할까요? 메르세데스 벤츠의 세팅이라면 렉서스 스러운 부드러움을 제거하였을테지만 체어맨H는 다분히 국내 실정을 고려한 지라 이처럼 부드러움이 섞여 있습니다.

때문에 고속에서의 레인체인지나 "급"자가 붙는 행동은 부담스럽게 다가오지만 일상주행에서는 시종일관 부드럽고 여유로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개인적으로는 올해 시승했던 그 어떤 차보다 과속 방지턱을 부드럽게 넘었던 차가 아닌가 싶습니다.

승차감이 여유로운 만큼 핸들링에서도 여유로움이 느껴집니다. 연속적인 코너에서 스티어링을 이리 저리 꺾으며 조향을 하면 차체의 롤이 꽤나 크게 느껴지지만 어지간한 코너는 구렁이 담 넘어가듯 잘 돌아나갑니다. 물론 과격하게 몰아 붙이면 한계를 금방 드러내지만 부담스럽지 않은 주행은 오래되긴 했어도 기본기가 좋은 플랫폼 덕분이 아닌가 생각되는데요. 서스펜션을 조금만 손보고 휠 타이어를 한 사이즈 더 키운다면 주행 안정성이 많이 개선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구비구비 이어진 도로나 IC 등에서 돌아나가다 보면 FR특유의 오버스티어 성향도 느껴지는데 한계가 넘기전에 알아서 잘 작동하는 ESP 덕분에 일상주행에서는 전혀 문제가 없을것으로 보입니다.


초반 답력이 강하지 않고, 부드럽게 멈춰서는 제동력도 합격점.

 
부산에서만 시승하느라 고속도로 주행연비는 확인하지 못하였으며, 시내 주행 연비는 리터당 6~7km 수준으로 일상 적인 주행에서는 3L급 대형세단의 연비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습니다.


안팍으로 쇄신을 거듭한 체어맨 H 뉴 클래식.

 

세대를 거듭하며 한 두단계를 가뿐히 뛰어넘는 진화를 보이는 경쟁모델과의 직접적인 비교는 사실 어렵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주어진 상황속에서 최선을 다했음을 익스테리어와 인테리어 그리고 추가된 장비에서 느낄 수 있는데요. 어려움을 많이 겪은 회사 사정을 감안하면 당분간은 W와 H로 라인업을 꾸리는것이 맞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완전히 새로운 모델로 제대로된 승부를 펼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