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코드 혼자 고군분투하던 3000만원대 중저가 수입차 시장에 2009년 닛산의 알티마와 토요타의 캠리가
힘을 합했고, 올해 상반기에는 스바루 레거시도 합세했습니다. 리콜 파문으로 얼룩졌지만 캠리는 여전히 판매량
상위에 랭크되어 있고, 혼다 어코드는 더 이상 다가가기 힘든 수입차가 아니라 국산차를 구입할 때 함께 고려하는 수준에 이르렀구요.
그리고 알티마. 런칭 초기 미국에서의 인기를 바탕으로 닛산 코리아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였으나
한국시장과 조금 맞지않는 가격과 패키징으로 두각을 나타내진 못하였는데요. 그 때문일까? 올 해 초 새롭게
단장한 알티마는 한국시장에서의 성공을 위해 절치부심했음이 느껴집니다.
2010년형으로 새롭게 업그레이드 된 닛산 알티마! 모터리뷰를 통해 만나 볼까요?
2010년형으로 바뀐 알티마는 최신 닛산 디자인 언어에 맞춰 변경된 디자인이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기존 판매되었던 모델이 무난하고, 심심한 그러면서도 르노삼성의 SM5와도 닮은 듯한 얼굴로 그다지
매력있는 모습이라고는 하기 힘들었는데요.
범퍼와 헤드램프를 살짝 손본 것 만으로도 훨씬 괜찮아진 모습으로 바뀌었습니다.
기존의 알티마를 비롯한 닛산 차량들이 무난함, 평범함을 강조했다면 최근 출시된 맥시마를 비롯한 무라노,
알티마 는 보다 스포티한 느낌으로 변화하였습니다. 어쩌면 스포티한 주행 특성을 강조하는 닛산의 이미지와도
잘 맞는 디자인이라 볼 수 있는 것이죠.
매력적인 전면과 달리, 측 후면의 변화는 없는 편입니다. F/L시 작은 비용으로 큰 효과를 내는 것이 전면
디자인의 변경인데다, 비용이나 기술적인 측면에서 사이드 캐릭터라인을 변경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인데요.
쿠페라이크한 루프라인이나 뒤로 갈수록 선명해지는 캐릭터 라인은 변경된 전면 디자인과도 잘 어울리기
때문에 크게 흠잡을 부분은 없다고 생각됩니다.
게다가 캠리나 어코드와는 달리, 2.5모델에도 듀얼 머플러를 장착하여 한층 다부지고 스포티한 느낌을
내도록 한 것은 칭찬해 주고 싶은 부분이구요.
하지만 최근 국산 준중형차도 17인치의 휠을 순정으로 장착하고, 2.0만 넘으면 18인치도
장착할 수 있는 것과 달리 조금 왜소해 보이는 16인치 알루미늄휠을 장착하였다는 것과
커다란 테일램프 때문인지 뒷모습이 뭔가 심심해 보이는 부분은 개선된 알티마에서도 여전히 아쉬움이 남는 부분입니다.
옵션으로 나마 미국에 판매되는 알티마에 적용된 리어스포일러를 추가할 수 있다면 아쉬움이 덜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쉬움이 조금 있지만, 기존의 알티마 대비 확실히 개선되고 이뻐진! 디자인이라는 것은 확실합니다.
익스테리어의 개선과 비교해 볼때 인테리어의 개선은 그다지 큰편이 아닌데요.
기존의 알티마 인테리어가 디자인 적으로나 기능상 문제가 있지 않았기 때문에 소폭의 변화에 그친것으로 보입니다.
우선, 스티어링 휠에 번들거리던 메탈트림이 사라졌고,
센터페시아에는 쓸모없는 카세트 데크 대신 4.3인치 디스플레이가 추가 되었습니다.
4.3인치 디스플레이에는 엔트리 모델부터 내비게이션 및 후방 카메라가 기본적용되는데요.
일반적으로 탑재되는 7인치 내비게이션 대비 디스플레이의 크기가 작지만, 일상적으로 사용하는데는 전혀 무리가 없었습니다.
되려 야간에 눈부심이 덜하다는 장점도 있구요.
별다른 추가비용 없이 USB와 IPod 연결단자를 제공하는 것도 캠리나 어코드 대비 매력적인 부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USB단자가 위치한 센터콘솔은 최근 추세에 발맞춰 상당히 넓은 공간을 제공하며 마무리도 깔끔한 편입니다.
알티마 런칭 당시 세일즈 포인트가 되었던 BOSE오디오와 9개의 스피커는
2010년형에도 여전히 탑재되어 있는데요. 캐딜락에서 느꼈던 힘있는 BOSE 사운드는 아니지만, 볼륨을
계속 올려도 무리 없이 소화하며 비트가 많은 pop이나 아이돌 뮤직과 잘 어울린다는 느낌입니다.
공간감은 살짝 부족하지만, 경쟁모델인 캠리나 쏘나타의 사이코어쿠스틱/JBL보다는 확실이 더 나은 사운드를 들려줍니다.
스마트키를 통한 이지 엔트리와 버튼 스타트는 이 급에서는 없어서는 안될 필수장비라 할 수 있습니다.
센터콘솔 앞에 위치한 컵홀더는 미국 시장을 위해 개발된 차 답게 다양한 사이즈의 컵을 수납할 수 있도록 되어 있구요.
일본시장이 아닌, 미국시장을 염두에 두고 개발된 만큼 실내공간도 넉넉한 편입니다. 경쟁모델이라 할 수 있는
캠리나 쏘나타와 비교하여도 체감공간은 부족하지 않은데요. 다만, 운전석의 힙 포인트가 낮고 쿠페라이크 스타일
때문에 앞 유리창이 조금 작은데다, 리어 뷰 미러가 어중간한 위치에 자리잡고 있어 전면 시야는 조금 좁은 편입니다.
경쟁차 대비 낮은 힙 포인트는 야간 주행시 사이드 미러의 눈부심을 유발하기도 했는데요.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스포티한 드라이빙에는 더 할나위 없이 좋은 조건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일체형 헤드레스트가 장착된 뒷좌석은 넉넉한 공간을 제공하며 날렵하게 떨어지는 C필러 디자인임에도
불구하고 답답하지 않은 헤드룸을 보여줍니다. 넉넉한 뒷좌석은 6:4 분할폴딩이 가능, 효율적인 트렁크 공간 사용이 가능합니다.
트렁크 용량은 433리터!
익스테리어와 인테리어를 살펴보았으니, 이제 동력성능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알티마에는 2.5L 4기통 QR25DE 엔진과 3.5L 6기통 VQ35DE엔진이 탑재되어 있는데요.
모터리뷰가 시승한 2.5SL에는 2.5L 엔진이 탑재되어
170/5,600(ps/rpm)의 최고출력과 24.2/4,000(kg.m/rpm)의 최대토크를 발휘하며
공인연비는 리터당 11.6km입니다.
스타트 버튼을 눌러 잠자던 엔진을 깨우자 스르릉~ 하고 나지막히 엔진음이 들려옵니다.
캠리가 NVH에서 뛰어난 실력을 발휘한다고 하지만 알티마 역시 그에 뒤지지 않는 수준!
Xtronic CVT가 탑재된 알티마의 시프트 레버를 D로 옮기고 본격적인 주행에 나섰습니다.
우선 SM3나 SM5에서 느꼈던 CVT의 이질적인 반응을 알티마에서는 느끼기 힘든점이 인상적인데요.
rpm이 먼저 치솟고 천천히 속도계가 올라가던 기존의 CVT 차량과는 달리 매끄럽게 속도를 올려나갑니다.
60km/h 이상일때 발목에 힘을 살짝 빼면 rpm은 1,500이하를 유지하며 부드러운 주행을 가능케 합니다.
100km/h가 되어도 엔진회전수는 2,000rpm 이하에 있기 때문에 장거리 주행시 좋은 연비를
기대할 수 있는 것도 알티마의 장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일상적인 주행은 연비위주에 맞춰 세팅되어 있지만, 본격적인 주행을 위해 엑셀러레이터를 깊게 눌러밟자
rpm을 높게 유지하며 속도를 올려나갑니다. 재미있게 가속이 가능한 구간은 120 ~ 160km/h 부근.
가속을 이어나가면 180km/h까지는 무리없이 속도를 올려나가지만 예상외로 두번째 벽을 통과하기가 쉽지 않은 편입니다.
꾸준히 속도를 올려 두번째 벽을 돌파하던 쏘나타나 캠리와는 조금 다른 모습이지요.
하지만, 180km/h 이하의 구간에서는 그 어떤 경쟁차 보다 재미있는 주행이 가능합니다.
특히 수동모드에 두고 주행시 엔진과 미션의 반응은 알티마가 패밀리 세단이 맞나? 라고 반문할 정도입니다.
수동모드에 두고 엑셀러레이터를 끝까지 밟으면 임의로 나눠둔 단수에 맞춰 변속이 되는데요. 강제변속이
되기는 하지만 업 시프트때 반응속도도 정말 빠른편인데다가, CVT 특성상 60km/h에서도 1단으로 다운시프트가
가능하기 때문에 강력한 엔진브레이크 효과를 느낄 수 있습니다.
수동모드에서 변속기를 툭툭 쳐가며 업시프트와 가속을 이어나가면 1.5톤에 이르는 차체중량이나
2.5L의 배기량이 크게 와닿지 않을 정도로 재미있는 반응을 보여줍니다.
개인적으로는 4단에서 5단을 넘어가는 부분이 가장 드라마틱 하더라구요.
다만, 차체 크기 대비 조금 부족해 보이는 215/60 16 휠/타이어 때문인지 와인딩 로드에서는
조금 아쉬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끈덕지게 기어를 물고가는 CVT 덕분에 적극적으로 엔진 브레이크를 활용하며
주행할 수는 있지만 ESP가 작동하기 휠씬 이전부터 울어대는 타이어 때문에 적극적인 주행과는 어울리지 않아 보입니다.
다만, 적당한 롤을 보이면서 버텨내는 서스펜션을 보면, 휠/타이어의 변경만으로도 조금 더
재미있는 주행이 가능하지 않을까 예상해 볼 수 있습니다.
와인딩 로드에서 아쉬운 휠/타이어는 일상적인 주행에서 나긋나긋한 승차감을 선사합니다. 다분히
패밀리카로써의 용도를 의식한 세팅이 아닌가 싶은데요. 캠리 역시 2.5 사양에는 동일한 사이즈의 타이어를
적용한 것을 보면 최근 국산차의 타이어가 너무 커진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각종 공사로 이리저리 노면을
할퀴어 놓은 서울시내라면 더욱 더 알티마나 캠리의 세팅이 어울리지 않을까요?
급제동시 차량의 거동은 안정적이며 ESP 역시 적당한 순간에 개입을 하지만 개입정도는 강력한 편입니다.
엔진과 변속기 반응은 정말 빠르고 매끄럽지만, 패들시프트가 없는 부분이나 승차감과 연비 위주의 세팅,
그리고 ESP의 개입정도를 보면 확실히 패밀리카라는 범주에 맞게 개발 된 차라고 말 할 수 있습니다.
정체가 심한 강남역과 삼성역 일대를 주행할 때의 평균연비는 리터당 7km 정도. 선팅이 되지 않은 시승차라
에어컨을 최대로 틀었던 것을 생각해 보면 어느정도 수긍이 가는 수치입니다. 여기에 정체가 없는 강변북로나
올림픽 대로를 주행할 때는 리터당 15km 이상으로 연비가 상승되는 것을 볼때 도심연비는 일반적인 2.5L급 세단과
다르지 않으며 장거리 연비는 생각외로 잘 나오지 않을까 추측해 볼 수 있습니다.
괜찮은 엔진에 매력적인 Xtronic CVT, 부족함 없는 패키징에 좋은 연비까지.
개선을 거듭한 2010 알티마은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추가한 F/L의 정석을 따르고 있는 모델입니다.
여기에 2.5L 3,390만원, 3.5L 3,690만원의 낮아진 가격은 알티마가 가진 매력을 더 돋보이게 만들어 주는데요.
최고급형 기준으로 3천만원을 훌쩍 넘겨버리는 국산 중형세단이나, 비슷한 가격대에 포진한 수입차와
비교해보아도 분명 매력적인 가격임에는 변함이 없는데요. 좋은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출시 한 만큼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알티마의 매력을 시장에 알리는 일만 남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올해 알티마의 판매량이 전년대비 두배 이상 성장했다고 하니, 하반기 판매량을 기대해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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