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하다는 것은 어떤 의미로 보았을때 편안하고, 거부감없다는 장점이 있을테고, 또 다른 의미로 보자면 구태의연하거나
지겨울 수도 있습니다. 만약 새로운 물건에서 익숙함을 느꼈을때, 그 익숙함이 전자라면 구매나 사용시 만족감이 높을테고
후자라면 아쉬움이 그 만큼 클텐데요.
이번에 만나본 차량도 우리들에게 생소하지만 어쩌면 너무나 익숙한 차량입니다. 바로 토요타의 캠리이기 때문이죠.
미국에서 중형차 부분 부동의 베스트 셀러를 달리고 있는 캠리. 정말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많이 판매되고, 미국이나
한국이나 모두 중요하게 생각하는 중고차 가치도 높은 차. 잔고장이 없는차, 등 다양한 수식어를 달고 있는 캠리의
시승 리포트, 지금부터 만나보실까요?
늘 그렇듯 디자인을 먼저 짚어보겠습니다.
가장 많이 판매되는 패밀리카 디자인 중 중요한 점 하나를 꼽으라면? 아마 튀지 않는 무난함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캠리 역시 이런 무난함이 잘 뭍어있는 디자인이구요.
헤드램프와 맥을 같이 하는 테일램프에서 앞 / 뒤 디자인의 조화를 느낄 수 있으며
전체적으로 화려하게 기교를 부리지 않은 디자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토요타 앰블럼 아래로 살짝 휘어진 그릴이 조금 어색할 뿐, 깔끔하고 단정한 느낌의 디자인은
호불호를 떠나서 무난하고 심플하다는 말로 설명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자신의 차량에서 개성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는 부분이지만
한국 거리 어디를 가도 만나볼 수 있는 은색 쏘나타나 은색 아반떼, 또는 은색 SM5와
별 다를바 없는 느낌으로 다가온다고 할 수 있습니다.
토요타 앰블럼이 눈에 띄긴 하지만 수입차가 갖는 주목성이 없다는 부분에서는 조금 아쉬움이 남기도 합니다.
외부 디자인의 단아하고 깔끔한 느낌은 실내에도 고스란히 이어지는데요.
고급스럽고 화려한 것을 많이 추구하는 최근 국산차 인테리어에 익숙한 사람들이라면 조금 어색할 수도 있겠지만 심플함 속에
갖출건 다 갖춘, 실속을 챙긴 인테리어라고 말 할 수 있습니다.
두께가 두껍지 않은 스티어링 휠은 일상적인 주행시 편안한 주행을 도와주며
스티어링 휠에는 다양한 장비를 컨트롤 할 수 있도록 버튼이 달려있습니다.
좌측으로는 오디오 선곡 및 볼륨, 모드와 핸즈프리 통화에 관련된 버튼이, 우측으로는 에어컨 on/off와 온도조절
그리고 인포메이션 DISP와 음성인식 버튼이 모여있습니다.
운전 중 오디오 컨트롤도 자주 사용하지만 에어컨이나 히터도 자주 사용하는데요. 이따금씩 온도를 설정하거나 켜고 끌때
시선이 흐트러지지 않고 스티어링 휠에 있는 버튼만으로 조작이 가능하도록 한 것은 3일간의 시승내내 정말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되는 부분이었습니다.
이제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할 수 있는 슈퍼비전 클러스터에는 인포메이션 디스플레이를 추가,다양한 정보를 운전 중에
확인 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RAV4와 마찬가지로 100L 주행시 필요한 연료로표시되는 평균연비는 리터당 주행거리에
익숙한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어색하고, 또 아쉬움이 남는 부분.
상시 점등 되는데다 깔끔한 폰트를 적용한 클러스터는 시인성에서 흠잡을 부분이 없었습니다.
AVN 역시 RAV4와 동일한 제품.
우선 덴소에서 개발한 순정품이라 어색하지 않은 디자인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지만편의성보다는 안전을 중시한 부분은아마
호불호가 나뉠 듯 싶습니다. 사족을 보태자면 DMB나 TPEG을 추가하면 더 좋지 않을까 싶네요. 사이코어쿠스틱 기술을 도입했다고 하는
오디오는 BOSE나 JBL이 아닌 일반 순정오디오에서 기대하는 수준만큼의 음질을 들려줍니다.
심플한 느낌의 센터페시아는
야간에는 은은한 에메랄드 빛 조명으로 존재감을 알리는데요. 버튼에만 조명이 들어오던기존의 차량과 다른...
色다른 실내조명의 캠리만의 매력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요?
AVN 모니터 하단에 있는 수납공간에는 파워 아웃렛과 AUX단자가 위치하고 있으며 기어 박스 주위로
다양한 수납공간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운전하면서 음료를 마시거나핸드폰을 거치하거나 또는 지갑이나 CD를 보관할만한 공간이 많은 점은
심플하고 모던한 인테리어 디자인과 함께 캠리 인테리어의 장점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특히나 슬라이딩 폭이 넓은 센터콘솔은
그 쓰임새 뿐 아니라, 팔걸이로써의 용도에도 최적화된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넓은 글러브 박스는 활용도는 좋지만 플라스틱 마감이나, 댐퍼없이 툭~ 떨어지는 부분에서는
차급과 차값에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며
뒷유리 블라인드를 추가한 부분 역시, 의도는 좋지만 수동이라는 점은 3천만원이 넘는 차값을 생각해 볼때
조금 아쉬운 부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깔끔한 인테리어나 수납공간을 제외하면 캠리의 실내가 온통 아쉬운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장점이 많기 때문에 그만큼 얼마 안되는 단점이 부각되어 보이는 것이죠.
리클라이닝이 가능한 리어시트는 뒷좌석 탑승객의 편의성도 고려한 모습이며 실제로도 장거리나 단거리 운행시
적절하게 시트백의 기울기를 조절할 수 있어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었습니다.
뒷좌석을 위한 송풍구나 독서등은 당연한 장비.
캠리는 탑승객의 편의성 뿐 아니라 안전성에 대한 배려도 괜찮은 모델입니다.
듀얼 에어백은 기본, 사이드 커튼에어백에 운전석 무릎에어백까지 추가되었고 ESP도 당연히기본으로 적용되어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출시되는 국산 중형차 역시 사이드에어백과 커튼에어백, ESP 등을기본 장착하는 것을 보면
가격이나 안전성 측면에서 캠리가 어느정도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주고 있는게 아닌가싶기도 합니다.
넓직한 트렁크 공간도 패밀리 세단이라면 빼 놓을 수 없는 부분이겠죠?
이처럼 편의장비나 안전장비 등 차량 내부 구성에 있어서 캠리는 기본적인 부분에 아주 충실한 차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동안의 국산차가 노골적인 일본차 벤치마킹을 해서인지 서두에 말했던 익숙함을 실내에서 느낄 수 있었는데 이는 RAV4를 시승할 때도
느낄 수 있었던 부분이기도 합니다. 실내,외부를 둘러봤으니 이제 본격적인 시승만 남았군요.
캠리는 2.5L 직렬4기통 엔진을 탑재, 175/6,000(ps/rpm)의 최고출력과 23.6/4,100(kg.m/rpm)의 최대토크를
가졌으며 6단자동변속기와 매칭되어 앞타이어로 동력을 전달합니다.
다시 말하자면, 국내에 수입되는 중저가 수입차나 국산 중형, 준대형차량과 동일한 배기량 및 세팅으로 국내 소비자들에게
익숙함을 무기로 한발짝 더 다가 설 수 있는 부분이라는 것이죠.
본격적인 시승을 위해 액셀러레이터 페달을 밝고 가속을 이어나갔습니다.
액셀러레이터 페달을 처음 밟았을때 초반의 "욱~"하고 튀어나가는 모습에서 현대차로 대변되는국산차에서 느낄 수
있는 반응을 보였는데요. 익숙해 지면 부드러운 출발이 가능하겠지만 너무 튀어나가려는 듯한 반응은 세련미를
떨어트리는 세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신호등 드레그 레이스를 즐기는 사람들은 두손 들고 반가워 할 세팅이지만 말이죠.
엔진음이 적당히 유입되며 가속을 이어나가는데 초반의 맹렬한 기세와는 달리 중속 이후에서는 상당히 부드럽게 가속이
이어집니다. 물론 엑셀러레이터를 바닥까지 눌러밟고 있는 상황에서는 엔진힘을 쥐어짜며 있는 힘껏 달려나가지만,
차체 크기와 2.5L라는 배기량을 생각해 보고, 패밀리카라는 성격을 생각해보면 그렇게몰아 붙일 차는 아니죠. 되려 부드럽게 엔진을
달래가며 주행하면 캠리는 뛰어난 연비와 편안하고 안정된 주행감각으로 보답을 하기 마련이거든요.
부드럽고 매끈한 가속과 편안한 승차감은 고속도로 위에서 캠리의 존재감을 더욱 돋보이게 만든 다고 할 수 있습니다.
출퇴근 시 고속도로 이용이 잦은(미국인 출퇴근 시간 중50%정도가 고속도로를 이용한다고 하죠?) 미국인들에게 더 할 나위 없이 좋은
세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매끄럽고 안정된 주행감각을 보여주며, 크루즈 컨트롤 사용시 고속연비도 괜찮은 수준입니다.
실제로 3일간 주행시 시내와 고속도로를 7:3의 비율로 600여 km를 주행한 결과..연료게이지는 여전히 3칸이 남았으니.
푸근한 승차감 때문에 사실 핸들링은 큰 기대를 하지 않았습니다. 가족과 함께 타는 패밀리카에서
횡가속도나 슬라럼을 논한다는 것도 조금 우스운 일이기도 해서 큰 기대는 하지 않고 테스트 수준에서 주행을 해보았는데 생각보다
코너에서의 지지력이 괜찮아서 놀랬습니다. 물론 스포츠카나 스포티한 주행을 염두에 둔 차량에 비할바는 아니지만 부드러운
승차감을 가졌음에도 생각보다 커브를 돌아나가는 느낌이 괜찮았기 때문입니다.
물론, 한계도 명확해서 과격하게 주행하여 뒤가 살짝 흐를라 치면 여지없이 ESP가 개입하여 자세를 다시 잡아줍니다.
정지상태에서만 끌 수 있는 ESP는 OFF 상태에서도 과격한 주행으로 차량거동이 불안하면 다시 작동하기도 하거니와
패밀리카로써 편안하고 안정된 주행을 기본으로 둔 차량이기 때문에 그런 과격한 주행과 어울리지 않기 때문에
서스펜션이나 ESP의 세팅은 적절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패밀리카의 모습을 하고, 역활을 하면서 그런 스포티한 주행성도 바란다면, 미국에서 판매되는 SE트림이나
V6 3.5L 버전이 어울릴테지만 아쉽게도 국내에서는 만나볼 수가 없죠.
RAV4를 시승하면서도 느꼈지만 달리고, 돌고, 서는 부분. 자동차의 가장 기본이 되는 부분에서
캠리는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었습니다. 소위 말하는 기본이 된 차라고 할 수 있는데요. 그런 기본기 위에
패밀리카가 추구하는 안락함, 편안함, 부드러운 승차감, 낮은 소음 과 같은 캐릭터를 더했고, 그 결과 나온 차량이
이번에 만나본 캠리 XLE입니다.
캠리가 만약, 패밀리카가 아닌 럭셔리세단이나 스포츠세단을 표방하고 출시되었다면 분명 아쉬움이 진한 차로
기억되었을 테지만, 가족을 위한 패밀리카로 출시가 되었고, 3일간의 시승내내 별다른 불편함을 느끼지 못할 만큼
스트레스가 적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왜 그렇게 많은 미국인들이 캠리를 선택하는지 조금은 이해가 됩니다.
앞서 언급했던 익숙함이, 캠리에게서는 친숙하고 편안한 느낌으로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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