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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시승 후기

K7 VG350 스포츠 세단


2009년 12월 현재.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막론하고 가장 뜨거운 반응을 얻고있는차를 꼽으라면 단연 기아 K7이 아닐까 싶습니다. 세계 3대 디자이너라고 불리는 페테르 슈라이어의 손길이 닿은 디자인부터 차량의 성능이나 마감, 심지어 아직 확인조차 되지 않은 내구성까지 이런저런 논란들로 출시이전 부터 이슈를 만들어 왔는데요.

 
 출시 이후에도 여전히 화제의 중심에 있는 기아 K7!

 
 K7이 어떤차인지 궁굼하셨다면 지금부터 모터리뷰와 함께 만나보시죠.

 

지인의 도움으로 시승차를 섭외하여 만나본 K7은 최고급형인 VG350.

 

늘 그래왔듯, 외부디자인을 시작으로 K7의 리뷰를 풀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세계 3대 디자이너로 꼽히는 페테르 슈라이어의 손길이 닿은 디자인은 워낙 주관적인 부분이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좋다 나쁘다라고 평가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모터리뷰의 주관으로 판단해보면 로체이노베이션이나 포르테, 쏘렌토R 등에서 느꼈던 "기아차의 디자인이 좋아지고 있구나"와는 달리 "정말 멋지다!! 장난이 아닌데~"라는 느낌을 받을 수가 있었습니다.

면발광 간접조명이 들어간 헤드램프는 K7의 디자인중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멀리서 K7을 보아도 한눈에 알아볼수 있는 K7만의 아이덴티티라고 할까요? 기존의 LED와는 달리 균등한 밝기를 자랑하지만 과도한 밝기로 시야에 방해가 생기는 점이 없다는 점도 장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LED가 적용된 테일램프 역시 간접조명으로 처리되었으며 화려하거나 조잡하지 않고, 심플하게 디자인 되어 차량 전체디자인과 잘 어울린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떡벌어진 어깨를 연상시키는 오버 휀더와 날카롭게 파고든 헤드램프, 후드를 타고 범퍼로 이어지는 캐릭터라인 덕분에 전면에서 보는 K7은 기존의 국산세단과는 달리  상당히 스포티한 느낌을 많이 전달하며 짧은 오버행과 앞바퀴 뒤에서 시작되어 테일램프까지 이어지는 캐릭터라인은 전면에서 느낀 스포티함을 한층 더 부각시켜주고 있습니다. 전면에서 시작해서 측면을 타고 후면으로 넘어오면 전면이나 측면과는 달리 스포티한 느낌보다는 차분하고 심플하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전면이나 측면에서 시작된 라인들을 깔끔하게 정리한 모습을 보면 페테르 슈라이어 확실히 이름값하는 것 같습니다. 

다음은 실내를 확인할 차례.

서울모터쇼때 공개 된 컨셉트카 VG의 모습과 전체적인 디자인에서는 크게 차이가 없는 모습입니다. K7의 실내를 처음보면 계기 클러스터와 AV모니터가 위치한 부분을 크게 1단으로 묶고, 공조와 AV컨트롤러가 있는 부분을 또 다른 단으로 간주해서 총 2단으로 구성되어 있음을 알 수 있는데요. 벤츠나 BMW, 아우디의 그것과 유사한 독일차에서 자주 보던 구성을 떠올리게 하는 디자인입니다. 아쉬운게 있다면 단과 단사이의 구분이 독일차 처럼 명확하지 않은데다 센터스택을 뒤덮고 있는 블랙 하이그로시 마감이 너무 튄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시보드 상단을 인조가죽으로 감싸고, 라인을 따라 스티치를 적용하는 등의 고급감을 살리기 위한 노력은 분명 칭찬할 만합니다. 그래도 여전히 블랙하이그로시는 아쉬움을 남기지만 말이죠. 블랙하이그로시 마감을 제외하고 본다면 센터스택의 디자인은 전면 헤드라이트와 그릴을 연상시키는 디자인으로 실내에서도 K7만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꽤나 노력했다는 것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센터콘솔부근에 위치한 시프트레버는 가죽트리밍이 적용되었으며 평상시 깔끔한 실내를 유지하도록 알루미늄재질로 컵홀더를 비롯한 수납공간에 커버를 마련해 두었습니다.

 

열선이 적용된 스티어링 휠은 K7의 전체적인 느낌과는 살짝 동떨어진 듯한데요. K7의 전반적인 분위기와 어울리는 조금 더 스포티한 디자인으로 가는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기능적으로는 전혀 무리가 없는데요. 손이 닿기 쉬운 위치에 크루즈컨트롤과 오디오, 핸즈프리를 컨트롤 할 수 있는 버튼이 적용되어 있고,  스티어링 휠을 감싸고 있는 가죽 질감 역시 괜찮은 편입니다.

 
K7의 클러스터는 최근 현대/기아차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는 실린더타입에 LCD정보창을 적용한 모습인데요. K7만의 독창적인 느낌 보다는 익숙한 느낌이 앞서지만 정보전달이라는 본연의 목적을 생각하면 좋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직관적인 그래픽이 돋보이는 LCD창은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 주며
  

센터스택 상단에 위치한 AV모니터에도 다양한 기능이 적용되어 있습니다. 옵션으로 적용되는 8인치 AV시스템에는 내비게이션은 물론, 전후방카메라와 8GB하드디스크, 블루투스 등 이 탑재되어 있는데 최근 현대/기아차에 적용되는 AV시스템은 우리나라의 앞선 IT기술을 재빠르게 적용, IT강국의 장점을 잘 활용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최고급형인 시승차에는 8인치 AV시스템과 JBL사운드 시스템이 적용되어 있었는데요. 12개의 스피커가 적용된 JBL 사운드 시스템은 볼륨을 올려도 음이 뭉개지거나 왜곡되지 않고 어느정도 이상의 소리를 출력해주기 때문에 JBL이 적용된 K7을 구입한다면 별다른 오디오 튜닝을 필요없을지 않을까 싶습니다.


허벅지부분이 확장가능한 익스텐션 기능이 적용된 운전석 시트는 허리나 다리의 지지가 기존 국산 대형차보다는 괜찮지만 스포츠한 느낌을 강조한 차의 성격을 볼 때 세미버킷으로 변경해도 괜찮을 듯 합니다. 나파가죽이 적용된 시트는 가죽의 질감이나 시트에 앉았을때 느낌은 상당히 부드럽고 포근한편으로 사양에 따라 열선/통풍기능까지  적용되어 시트하나만큼은 수입차가 부럽지 않은 수준입니다.


실내공간 뽑아내기로는 전세계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현대/기아차 답게 뒷좌석도 넉넉한 공간을 가지고 있습니다. 부드러운 느낌이 좋은 나파가죽시트는 뒷좌석에서  더 빛을 발하는 데요. 넉넉한 공간과 질감좋은 가죽시트는 이따금씩 중요한 사람을 태울때도 부끄럽지 않은 수준!! 다만 주행중에는 확실히 뒷좌석보다는 앞좌석에 더 신경을 썼다는게 느껴지는데요. 승차감은 괜찮은 편이지만 풍절음이나 노면의 소음이 생각보다는 큰편이기 때문입니다.


도어트림은 그 흔한 우드그레인 하나 없이 깔끔하게 크롬라인과 무드램프만으로 장식되어 있으며

 
도어 스카프에도 조명이 적용되어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 쓴 모습입니다.

 
4개의 골프백이 들어가는 트렁크는 넓은 입구 덕분에 실용성이 높아보이는데요. 트렁크 전체, 특히나 뒷선반 하단의 스피커 부분까지 깔끔하게 마감재로 마무리되어 있는  부분이 눈에 띄었습니다. 원가절감의 명목하에 눈에 잘 보이지 않는 부분의 마감은 으례 제외하기 마련이라 깔끔한 K7의 마감이 더 돋보이지 않나 싶습니다.


실내/외를 확인했으니 이제는 본격적인 시승에 나설 시간입니다.


K7에는 2.4L 4기통, 2.7L V6, 2.7L V6 LPi, 3.5L V6의 총 4가지 엔진이 적용됩니다. 이번에 시승하는 차량에는 3.5L V6엔진과 현대 파워텍의 6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되어


290/6,600(ps/rpm)의 최고출력과 34.5/5,000(kg.m/rpm)의 최대토크를 발휘하는데요. 3.5L라는 배기량과 준대형이라는 차체크기에도 불구하고 연비가 10.6km/ℓ라고 합니다. 배기량대비 연비가 좋다는 것은 그만큼 엔진힘을 효율적으로 사용한다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는데요. 시승을 통해 확인해 봐야겠죠?

 
스마트키를 가지고 K7으로 다가가자 접혀있던 사이드미러는 펼쳐지고 도어그립뒤로 조명이 켜지는 이른바 웰컴시스템이 작동해서 운전자를 반겨주는데요. 기계적으로 차를 잘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웰컴시스템과 같은 감성적인 부분도 상당히 중요한것 같습니다.


스타트버튼을 눌러 엔진을 깨우는데 시동이 걸리는 소리가 꽤나 스포티한 음색입니다. 물론 이내 조용하게 잦아들지만 이 정도라면 가속시 음색을 기대되는데요.


기어를 D로 옮기고 출발.

 
스티어링 휠이나 액셀러레이터 페달의 반응은 기존의 국산차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저속에서는 상당히 가벼운 스티어링 휠과, 살짝만 밟아도 욱~ 하고 튀어나가는  엔진은 기존 국산차와 별반 다를바가 없어 조금 아쉬웠는데요. 그래도 일단 성능을 확인해야 하니 액셀러레이터 페달을 깊게 밟았습니다. 액셀러레이터 페달을 밟자 조용하던 엔진이 꽤나 큰 소리를 내며 가속을 시작하는데요. 가속력이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괜찮았습니다. 액셀러레이터 페달의 답력을 조절하면서 재가속을 해도 멈칫거리지 않고 가속을 이어나가는 모습이나 그때 들려오는 엔진음은 스포츠세단이라고해도 과언이 아닌 수준.

 
매끈하게 변속되며 엔진힘을 전달하는 6단자동변속기는 발끝에 힘을 살짝 빼자, 연비를 높이기 위해 바로 기어를 변속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수동모드로 변경시 강제변속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적극적인 주행에서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고속주행안정성도 기존 국산차보다 한단계 업그레이드 되어 200km/h가 넘는 속도에서도 불안한 기색은 없었습니다. 고속으로 접어들어도 가벼운 느낌의 스티어링은  약간 아쉬웠지만 말이죠.


본격적인 시승을 위해 K7을 타고 큰 도로로 나가면서 생각보다 하체가 단단하게 세팅되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는데요. 작은 충격은 충분히 거슬러 주지만 노면이 안좋은 곳이나 공사중인 곳을 지날때는 이차가 국산 대형차가 맞나 싶은 모습을 보여주어 기아가 겉모습만 스포티하게 만든게 아니구나라는 생각 마저 들었습니다.


 연속적인 커브가 많은 곳에서 이어진 시승에서 K7이 보여준 몸놀림은 기대이상!


스티어링 휠을 좌우로 돌리며 조향을 이어나가면 생각보다 날카롭게 방향을 틀며 도로를 파고드는데요. 그런 상황에서도 여전히 가벼운 스티어링 휠 때문에 처음에는 약간의 이질감이 들었지만 사람은 적응의 동물! 곧 적응이 되더라구요. 245/45R 18의 커다란 타이어와 단단하게 세팅된 서스펜션 덕분에 속도를 올려나가도 차체의 움직임은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고, 속도를 많이 올리고 타이어가 미끌어지는 소리가 들릴때 쯤에는 뒷짐지고 있던 VDC가 작동해서 차체를 바로 잡아 주었습니다. 차체가 큰 대형차임에도 불구하고 코너를 돌아나갈때는 차체 크기를 체감하지 못할 정도로 움직임이 민첩한데요. 기민하다는 단어가 더 어울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투스카니나 포르테쿱과 같이 스포티한 성격이 짙은 차를 제외한다면 국산 FF차로는 정말 보기 드문 움직임을 보여주는 차라고 생각됩니다. 준대형이라는 세그먼트의 특성을 고려한다면 더더욱 그렇구요.


하지만 연속적으로 스티어링 휠을 좌우로 돌리면 스티어링 휠이 센터로 향하려는 인위적인 반동이랄까요? 저항감이 느껴졌습니다. 물론 실제 주행시 K7을 가지고 슬라럼을  한다거나 연속적인 코너를 아주 빠른속도로 돌아나갈일이 거의 없을테지만서도 유쾌하지 않은 저항감이라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사실 대형차라면 부드러운 승차감을 바탕으로 무조건 편해야 한다. 그것이 고급스러운 것이다라는 전제 조건하에 제작된 지금까지의 국산 대형차들은 좋은 출력을  보이는 엔진을 가졌음에도 휘청이는 서스펜션 때문에 쭉 뻗는 고속도로가 아니면 속도를 올려 주행하기가 쉽지 않은 편인데요. K7은 290마력이라는 출력에 걸맞는 세팅을 통해 단순히 고급스럽고, 안락함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운전하는 재미까지도 놓치지 않으려는 모습입니다.


시승차에는 적용된 ECS라고 불리는 전자제어서스펜션의 버튼을 눌러 SPORT모드로 변경하자 몸놀림은 한층 더 기민해지는데요. ECS까지 장착된 K7은 적극적인 주행을 원하지만 여러가지 문제로 포르테쿱이나 제네시스 쿱을 선택하지 못하는 분들께 좋은 대안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단단한 서스펜션이 언제나 좋은 것 만은 아닌데요. 시승 도중 뒷좌석에 잠시 앉았던 지인의 말을 빌려보면 평소에는 부드럽지만 노면이 조금만 안좋은 곳을 지날때면 생각보다 승차감이 좋은 편은 아니라고 합니다. 푹신 푹신한 국산 대형차에 길들여진 이유도 있을 터이고, 단단함과 부드러움이 공존하는 유럽의 고급차와 같은 세팅을  아직까지는 기아가 하지 못하는 이유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스티어링 반응에 이어 제동력을 확인해보았는데요. 고속에서 급제동을 하였을때 차선을 이탈한다던가, 차체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지는 않지만 290마력이라는 엔진출력과 운전하는 재미가 있는 차체움직임을 생각한다면 약간 아쉬움이 느껴지는 수준입니다. 적극적인 주행을 원하는 사람들이라면 K7을 구입후 교체 1순위 품목이  아마 브레이크가 아닐까 싶어요.

촉박한 시간내에 이것저것 테스트 하느라 정신없던 시승을 끝내고 멀어져 가는 K7을 보자니 머리속에 다양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관적인 평가지만 외부 디자인은 정말 최고가 아닌가? 실내는 구성은 괜찮은데 내장재나 마감이 여전히 아쉬워... 3.5L엔진은 이정도면 충분한데.

가속력도 이만하면 괜찮고 변속기도 허둥대지 않으니까.. 단단한 서스펜션은 운전재미는 좋지만 대형차임을 생각하면 여유를 조금 두어도 괜찮았을 것 같은데.

다양한 편의장비와 부족함 없는 주행성능, 기아만의 아이덴티티가 느껴지는 외부디자인까지 생각보다 좋았고, 기대이상으로 만족스러웠습니다. 속된 말로 계급장을 떼고 본다면 정말 더할나위 없이 좋은차지만 기아라는 브랜드와 4천만원이 넘는 가격을 생각한다면 아쉬운 부분도 분명해 보입니다. 그런 아쉬운 부분을 개선하고, 이름값을 높혀나가는 것이 새로워진 기아를 대표하는 K7이 앞으로 해 나가야 할 몫이 아닌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