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형차는 쏘나타, 대형차는 에쿠스, 준중형은 아반떼. 차급을 대표할만한 모델은 거의 다 현대차 일색입니다.
하지만 딱~하나 GM대우가 자리잡고 있는게 바로 경형차. 마티즈가 되겠습니다.
98년 데뷔이래 마티즈2와 올뉴 마티즈를 거쳐 완전히 새로워진 마티즈 크리에이티브.
마티즈가 생산되는 GM대우 창원공장 앞 주차장에는 시승자를 기다리는 마티즈 크리에이티브가 줄지어 서 있었습니다.
저 중에 한대가 바로 제가 시승해 볼 녀석인데요. 4호차인 오른쪽 상단사진 속 4번째있는 녀석이 바로 그 모델입니다. TV CM에 나오는 하바나 그린
컬러가 눈에 확 들어오는데요. 빨리 타보고 싶어요.
우선 외부 디자인을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외부 디자인 소개에는 한정판 컬러인 캘리포니아 어릔쥐 컬러의 모델이 도움을 주셨습니다.
휠 아웃 바디인이라는 디자인 컨셉에 따라 4개의 바퀴를 최대한 차체의 끝으로 배치하고 휀더와 휠아치에 볼륨을 주어서 경형차임에도 안정감
있어보이도록 디자인 되었는데요. 14인치에 머물러 있는 휠이 조금 아쉽다 싶었는데;; 이것조차 옵션이라고 합니다. 옵션으로 14인치 휠을 선택하지 않으시면,
소위 말하는 깡통휠이 휠은 좀 아쉽지만 다이아몬드를 형상화한 커다란 헤드램프(정말 커요!!)는 꽤나 강해보이는 앞모습을 연출하며
작은 차체를 조금 더 커보이게 하는데 일조하고 있습니다.
프리뷰 포스팅에서도 이웃분께서 질문해주신것 처럼 마티즈가 3도어 모델이 아니냐~ 하고 궁굼해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도어 핸들을 뒷도어 창문
옆으로 숨겨놓은 디자인 때문입니다. 조금 더 스포티해 보이기 위해 귀여운 아이디어를 낸것 같은데요. 세로로 붙어있는 도어그립이 살짝 어색하지만
사용하는데는 크게 불편함이 없었습니다. 키가 작은 아이들이 쓰기에는 조금 불편할 수도.
전 트림에 기본적으로 적용되어 있는 리어스포일러는 바디일체형으로 디자인되어 있어서 왠지 없으면 허전할것 같은데요. 뒷부분이 수직으로
떨어지는 해치백 특유의 디자인 때문에 고속주행시 발생할 수 있는 와류를 줄여주는데도 한몫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2개의 원으로 구성된 테일램프는
이제는 마티즈의 전통으로 자리잡은것 같구요.
그런데 이차 왠지 익숙하지 않은가요? 어디서 많이 봤다 했더니바로
검은색 테이프로 모델/트림명을 가린채 로드테스트를 하던 그 녀석입니다. 마티즈 앰블럼 주위로 덕지덕지 붙어있는 테이프의 자국들
이번 시승에 쓰인 모델은 최상위모델인 그루브 고급형과 스타 2가지 모델입니다. 루프랙이 달려있는 이 녀석은 최고급형인 그루브 스타
날씨가 더운관계로 재빨리 실내로 들어왔습니다. 실내 디자인도 다들 익숙하시죠?제가 여러번 포스팅을 해서 그런지 새차라는 느낌보다는
몇번 만나본, 조금 친숙한 느낌이 강하지만 사진으로 보는거랑 실제로 타보는 거랑 또 다르잖아요. 실제로 타본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는 눈으로
봤던 것보다는 더 괜찮았습니다. 구성이나, 마무리, 재질 등 경형차의 틀을 뛰어 넘는 수준이라면 오버인가요.
스포티한 느낌의 3스포크 스티어링 휠 뒤로, 논란이 되고 있는 디지털+아날로그 방식의 클러스터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국산차로는 살짝 파격적인 디자인의 클러스터는 경형차니까 가능한 부분도 있는데요. 이 부분 역시 디자인을 위한 디자인에 가까워보입니다.
경형차로는 보기 드물게 트립컴퓨터도 내장되어 있으며(아쉽게도 순간연비기능은 없어요ㅠ) 디지털 게이지 주변으로는 각종 경고등이 위치하고
있지만, 현재 기어단수를 표시해 주는 인디케이터가 없어서 살짝 아쉬웠는데요. 스탭게이트 방식이 아닌 일자형의 게이트를 가진 시프트레버는
가끔 D에 있는지 2나 L에 있는지 종종 햇갈리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주행중에 속도계는 눈에 잘 띄지만 RPM게이지는 직관적으로
알아보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었습니다.
그래도 차후 출시할 MT 모델에는 꼭! 있어야 하고, 요즘 유행하는 ECO 드라이빙을 위해서는 시인성측면에서 개선이 필요해 보입니다.
RPM게이지의 색만 붉은색으로 바꾸거나 RPM이 올라가면 색이 바뀐다 거나 뭐 그런식으로 좀 바꿔주시면.
센터페시아는 전체적으로 보면 좌/우 대칭으로디자인 되어 있는데요. 좌핸들/우핸들 변경이 참~ 쉬워보이는 효율적인 디자인인것 같습니다. 그런데
실내디자인이 살짝 익숙해보이는데요. 라세티 프리미어와 비슷한 디자인이 보여서 그렇지 않나 싶습니다. 바로 센터페시아 중간에 위치한 V라인 때문.
라세티 프리미어가 V를 가장한 Y였다면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는 제대로 V입니다. 다시보니 U처럼 보이기도하고 V 맞겠죠?
여러가지 요소가 한데 섞여 조잡한 느낌을 주는게 아니라 블랙과 실버로 통일된 인테리어는 경형차 답게 통통 튀면서도 경형차 답지 않게 꼼꼼한
마무리를 보여주며 특히나 센터페시아 상단을 뒤덮고 있는 카본느낌의 필름과, 차체 외부 컬러에 따라 다르게 적용되는 도어트림은 마티즈를
마티즈 답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정열적인 Red 트림이 이뻐보였습니다.
아이스 블루(확실하지는 않습니다만;;)컬러로 표시되는 에어컨과 오디오 정보창은 야간에는 괜찮은 시인성을 발휘하지만 햇빛이 많이드는
주간에는 햇빛때문인지 살짝 식별이 어려웠는데요. 그나마 하단에 위치한 에어컨표시창은 괜찮지만 상단에 있는 오디오 정보창은 정면에서
바라보지 않으면 살짝 식별에 애로사항이 꽃피는 개선이 필요해 보였습니다.
차체가 작은 경형차라 그런지 센터콘솔은 없지만(경형차에 바라는게 너무 많은 1人) 운전석 팔걸이도 있구요, 기어레버 앞으로 2개의 컵홀더가,
뒤로도 1개의 컵홀더가 위치하고 있습니다. 그외에도 운전석 도어 상단에는 선글라스 케이스가, 도어트림에도 2개의 수납공간이 자리하고 있으며,
조수석 하단에도 하이힐을 수납할 수 있는 별도의 수납공간이 마련되어 있어서 차체 공간을 효율적으로 잘 사용한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마티즈 크리에이티브에 처음 타보고 실내공간때문에 조금 놀랐었는데요. 앞좌석은 거짓말 안보태고 준중형차 수준은 되는 듯 합니다.
V라인 센터페시아 덕분에 다리공간도 넉넉하고, 하이루프 스타일이라서 일단 헤드룸이 넉넉합니다. 기존 경형차에서 느끼던 그런 답답함이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 뒷좌석 공간역시 장거리를 달리지 않는다면 가벼운 거리는 성인들도 무리없이 탑승가능할 것 같았습니다.
고급형에는 투톤 가죽시트가, 일반형에는 직물시트지만 투구형 헤드레스트도 마련되어 있구요(헤드레스트를 올리면 시야가 좀 가려요.
앞좌석에는 열선도 추가되어 있어서 추운겨울도 뜨뜻하게 조수석도 뜨뜻하게 가능합니다.
넓은 실내공간만큼 좁아진.. 사실 경형차 트렁크는 거의 못봐서 적당한 크기인지, 좁은건지 확실히 모르겠는데요, 짐을 많이 적재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그냥 뒷좌석을 폴딩하는게 답인것 같습니다. 그게 해치백의 매력이라고.
실내와 외부를 확인했으니까 본격적으로 달려볼까요? 그런데 본격적으로 달려줄수 있을지 살짝 걱정입니다.
아담한 엔진룸에 앉아 있는 귀여운 1.0L DOHC S-TEC2 엔진(아오.. 이름 너무 기네요;;) 때문에 조금 걱정을 했는데요. 무더운 여름날 에어컨은
미친듯이 돌아가고 있는 상황인데다가 성인2명, 게다가 A/T. 경형차로는 최악의 조건이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70마력의 최고출력과 9.4kg.m의 최대토크를 믿고 한번 달려보겠습니다.
공장을 빠져나와 본격적으로 달리기 시작했는데요. 경형차라 그런지 초반에 살짝 답답함이 있습니다. 게다가 4단자동변속기는 적극적으로
락업클러치를 사용하기 때문에 액셀러레이터에 힘을 살짝만 빼버리면 2,000rpm 부근에서는 바로 바로 락업클러치가 작동해서 연비를 높히는데
힘쓰지만 차의 움직임은 좀...답답해져 버리게 됩니다. 그때의 답답함이 싫어서 전 rpm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며 달렸는데요. 3,000rpm 이상으로 달려 나가면
생각보다 활기차게 잘 달려주었습니다. 특히나 100km/h 이상에서의 실용가속영역에서는 경형차기 때문에 당연할 거라고 생각했던 답답함은 없고
그냥 배기량이 낮은 소형차와 비슷한 움직임을 보여주었고 무엇보다 소음/진동부분에서 상당한 개선이 있어 보입니다. 5,000rpm을 넘어가면
앵~앵거리지만 그 이하에서는 경형차라고 보기에는 상당히 조용합니다. 정말이에요.
100km/h에서 rpm은 약 3,000 부근인데, 보통 2.0L 4단 변속기를 장착한 중형승용차가 2,400rpm인것을 생각하고 마티즈의 배기량을 생각해보면
적당한 듯 하구요. 100km/h에서도 동승자와 대화하기에 전혀 무리없는 수준의 NVH성능을 보여주었습니다. 중/고속에서도 차체가 높은것을 감안하면
바람소리나 바닥소음도 적당한 편. 이날 경험해본 최고속도는 150km/h부근으로 다른 시승팀은 165km/h까지 가능했다고 하는데, 아직 길들이기가
끝나지 않은 신차에 에어컨까지 가동하고 있었던 점을 생각해보면 170km/h까지는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150km/h 까지 가속하는데
시간이 조금~ 조금 많이 걸리긴 했지만 조금씩 숨을 고르며 속도를 올려나감에도 그다지 불안한 기색은 없었구요. 110km/h에서 130km/h 까지는
O/D OFF버튼 누른 상태로 꽤나 재미있게 달릴 수 있었습니다.
시승여건상 직접 테스트해보지는 못했지만 손동연 엔지니어링 전무님의 말을 빌리자면 100km/h까지 가속하는데 약 17초가 소요된다고 합니다.
군시절 최고속도가 95km/h였던 98년식 K-511차량을 몰았던 저로써는 뭐.
라세티 프리미어 이후 한껏 물이오른 GMDAT의 하체세팅능력은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도 여전한데요. 충격을 타고 넘는 모습이나 코너를 돌아나갈때
휘청이지 않고 스윽~ 하고 돌아나가는 모습에 자꾸만 라세티 프리미어의 완성도 높은하체 세팅이 오버랩 되었습니다. 고속에서도 출렁거림이 심했던
기존의 마티즈와는 달리 탄탄하게 차체를 받치는 모습은 경형차라기 보다는 소형차에 가까운 모습이었습니다. 경형차라서 별로겠거니 하고
시승에 올라서 인지 시승하는 동안 계속 마티즈 정말 좋다~ 는 생각이 머리속에서 떠나질 않았을 정도로 괜찮은 차량임에는 틀림없어 보입니다.
물론, 연비를 위한 세팅 때문인지 상대적으로 작은 폭의 타이어는 급하게 차를 잡아 돌릴때마다 울어대느라 바빴는데요. 다른 경형차 처럼 타이어 폭을
조금 더 키운다면 급한 코너에서도 조금 더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연비와 핸들링 사이에서 고심했을 연구원들의 모습이 눈에
아른거리는데요. 연비보다는 성능이지!! 라고 생각하는 제게는 조금 아쉬운 세팅인것 같고, 경형차 답게 가볍게 타고다니며 좋은 연비를 바라는
사람들에게는 더할나위 없이 좋은 세팅이라고 생각됩니다.
눈에 뛰는 하바나 그린도 괜찮지만 삿포로에서 눈싸움 좀 했을법한 삿포로 화이트도 잘 어울리네요.
마티즈를 시승하면서 조금 의외였던 부분이 바로 제동성능인데요. 초기 답력이 강하고 전반적으로 예민한 세팅을 보이는 현대차에 익숙해서 인지
꾸준한 답력을 보이는 마티즈는 살짝 어색했습니다. 라세티 프리미어도 비슷했지만 급정지시 꽂힌다는 느낌이 들었던 라세티와는 달리 시종일관
푸근한 브레이크는 생각보다 잘나가는 엔진에게 비하면 조금 부족하다 싶은 수준입니다. 그래도 급 정지시에 뒤가 흔들리거나 돌아버리는 불안한
기색없이 깔끔하게 정지하는 밸런스는 좋은편.
MP3와 AUX를 지원하는 오디오는 쓸만한 음질을 보여주었는데요. 전체적으로 볼륨이 약간 작은듯 합니다. 15정도는 둬야 달리면서도 음악을
제대로 들을 수 있었습니다. 고급형에 들어가는 옵션이지만 와이퍼 결빙방지 열선, 열선내장 전동식 아웃사이드미러, 미세먼지를 걸러주는
파티클 필터와 무선시동리모컨 키 등 다양하게 적용된 편의장비는 편리한 주행을 돕는 한편으로 가격을 올리는 주범이며, H타입 바와 우물정자형 롱크래들,
스티어링 컬럼 충격흡수 공간 등 정적인 안전에 많은 신경을 썼지만 정작 기본형부터 선택 불가능한 ABS, 커튼&사이드 에어백은 여전히 아쉬운 대목입니다.
함께 시승했던 블로거들 모두 엔진반응, NVH(NOISE, VIBRATION, AND HARSHNESS) 대책, 하체 세팅 등에서 높은 만족감을 표시했지만,
수동기어의 부재나 안전장비를 선택함에 있어서 여전히 고급형 위주인점 등에서는 아쉬움을 표했는데요.
저 역시 탈만한 모델은 천만원을 훌쩍 넘어버리는 차량 가격과 몇몇가지 개선이 필요한 실내, 여전한 안전장비의 차별은 너무나 잘 만든 마티즈에
있어서 옥의 티 같이 느껴졌습니다. 그래도 시승 후에 여러가지 루트를 통해서 개선점을 전달했으니 곧 개선해 주지 않을까 싶어요.
광고 처럼 칭찬일색인 시승기보다 비판할 부분은 비판해가며 적당히 까는(?!) 시승기가 더 현실적이며 저 또한 그런 시승기에 더욱 믿음이 가는데요.
최근에 출시된 신차를 시승해 보고 시승기를 적자니 크게 지적할만한 부분이 없어서 시승기를 쓰는데 애로사항이 꽃피고 있습니다.
물론 그 만큼 국산차가 많이 발전했다는 반증이기도 하겠지만 말이죠.
경형차를 뛰어넘어 소형차에 가까워진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를 시승해 보고 나니까 더 그런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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