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시승 후기

인피니티 M37 스탠다드 자동차

최적가자 2019. 5. 5. 23:24

인텔리전트 스마트키를 소지한 채 인피니티 M37로 다가가면 웰컴라이트가 운전자를 반긴다.

육중하지만 부드럽게 여닫히는 도어는 고급감각이 물씬하고, 소형 모터가 내장된 안전벨트는 부드럽게 풀리고 몸에 착 감긴다.

 

타기 쉽게 뒤로 물러나고, 위로 올라가는 이지 엑세스는 이 급에서는 이제 기본. 닛산과 공유하는 인피니티 특유의

 스타트 버튼을 누르자 V6 3.7L VQ37VHR 엔진이 우렁찬 소리를 토해내며 잠에서 깨어난다.  아이들링 시 노이즈는

 극히 억제되어 있는 것이 특징. 인피니티의 기함이라 할 수 있는 Q시리즈가 국내외에서 이미 단종의 수순을 밟은 지금,

 

M은 인피니티라인업에서 실질적인 기함의 역할도 해야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시프트 레버를 D로 옮기고, 드라이버 셀럭터를 Sport로 설정한다. 엑셀러레이터를 살짝 밟았음에도 움찔하는

모습이 스포츠 드라이브를 강조하는 인피니티와 어울리는 모습이다. 시승을 위해 가속을 시작하자 1,775kg이라는

 중량이 무색할 정도로 놀라운 가속력을 보인다. 닛산과 인피니티가 공유하는 VQ엔진의 우수성이야

이미 충분히 입증되었지만, 놀라운 것은 사실이다.

 

▲ 최고출력 333마력/7,000rpm, 최대토크 37.0kg.m/5,200rpm 의 VQ37VHR 엔진

 

드라이브 셀렉트를 스포츠가 아닌 스탠다드에 두어도 펀치력은 여전하다. 스포츠가 회전수를 조금 더 쓰고, 더 앙칼진 느낌이랄까?

 

드라이버 셀렉트를 스포츠에 둔 다음, 시프트레버를 수동모드에 둔다면 M37의 진정한 매력을 느껴볼 수 있다.

 

rpm이 레드존으로 치솟아도 강제변속하지 않는 7단자동변속기는 일상주행과 스포츠 드라이빙을 완벽하게 커버한다.

다운시프트 레브 매칭도 당연히 탑재 되어 있어 감속 및 재가속이 쉽고 빠르다는 장점도 있다.

 


직선주로에서의 단순한 가속력은 동급, 동 배기량에서 거의 최고수준이라 할 수 있지만, 코너에서의 거동은 사뭇 다르다.

 


우선 선대 모델 대비 낮고, 넓어진 차체 크기가 다소 부담스레 다가온다. 경쟁모델이라 할 수 있는 BMW의

F10 5시리즈보다 수치상으로는 작은 크기이지만, 코너에서 이리 저리 차를 돌렸을때 차체 크기가 느껴진다.

 BMW의 F10 5시리즈가 선대 모델 대비 한층 소프트해진 세팅을 보였는데 M37도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을 보인다.



가속성능에서는 BMW를 연상시키고, 코너를 돌아나갈때는 벤츠를 연상시킨다고 하면 적절한 표현일까?

 

시승 당시 서울시내에 내린 기록적인 폭우로 온전한 테스트가 불가능 하였지만, 선대모델 대비 확실히

 댐핑스트로크가 길어진, 스포츠 주행보다는 안락함에 중점을 둔 세팅임을 알 수 있었다. 물론, 코너에서 휘청이거나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 다만, 직선에서 느꼈던 운전의 즐거움이 코너에 진입하면 조금 반감되는 듯한

 느낌 때문에 상대적인 아쉬움이 컸다. M37대비 스포츠성을 강조한 M56이라면 또 다른 느낌을 주지 않을까 싶다.

 

코너에서 짜릿한 주행감각을 조금 양보한 대신, 괜찮은 승차감을 확보한 부분은 M37의 또 다른 세일즈

포인트로 작용할 듯 보인다. 폭우로 군데군데 패여진 강변북로나 올림픽 대로에서도 드넓은 타이어

사이즈가 무색할 정도로 나긋나긋한 움직임을 선사한다.



드라이브 셀렉터를 에코에 두면 레드존 까지 rpm을 끌어올리던 M37은 온데간데 없고, 고연비를 위한

차분한 주행을 보인다. 액셀러레이터를 밟아도 쉽게 저단으로 변속되지 않고 가속도 더디다. 물론, 스포츠 모드와

비교해서 그럴뿐 에코모드에 두어도 일반적인 3리터급 대형 세단에서 기대할 수 있는 몸놀림을 보인다. 스탠다드나

스포츠 모드에서 엑셀러레이터가 조금 민감해서 그런지 시내주행이라면 느긋한 에코모드가 더 괜찮게 느껴진다.



급가속과 감속을 반복하는 시승에서 사진촬영이나, 시승을 위한 이동시 에코모드에 두고 주행하였는데

 약 210km를 주행하자 연료게이지가 절반 쯤을 가르킨다. 트립컴퓨터에는 주행가능거리가 200km 정도라고

표시되는데 한번 주유로 400km 이상 주행이 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동일 조건으로 약 500km 가까이 주행한

F10 528보다는 뒤쳐지지만, 뛰어난 가속성능과 높은 배기량을 생각해보면 연비도 괜찮은 편.



테스트 주행을 마치고 여유롭게 주행하자, 그제서야 인테리어가 눈에 들어온다.

 


요트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더블 웨이브를 모티브로 한 인테리어는 선대모델 보다 확실히 고급스러워졌다. 센터페시아를 중심으로 운전석과 동반석이 각각 독립된 느낌을 주는데 스포티한 분위기와 고급스러움이 묘하게 공존한다. 과거 인피니티의 인테리어가 수많은 버튼들도 다소 복잡하게 배치되었었는데, 신형으로 넘어오면서 한층 정리된 느낌을 준다. 은가루를 얇게 뿌렸다고 하는 우드그레인은 구형과 달리 번들거리는 타입이지만 실내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편.

 


M37에는 7인치 디스플레이가 적용되어 공조 및 오디오 통합 컨트롤이 가능하며, 내비게이션 역시 지니 맵이 탑재되어 있다.

공조와 오디오 컨트롤에 한글화가 되어 있는 것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닛산 - 인피니티에서 고루 사용중인 BOSE오디오는 괜찮은 사운드를 들려준다. 여러 시승차에서 BOSE 사운드 시스템을

 만났지만, 개인적으로는 M37에 적용된 시스템이 가장 괜찮다고 생각한다. 풍부한 저음에 공간감도 살아 있으며 무엇보다

듣기 좋은 소리를 출력한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



시트는 안락함을 우선에 두었다. 코너를 급하게 돌아나갈때는 좌우 지지력이 조금 아쉽지만, 일상적인 주행시에는 전혀 무리가 없다.

 운전석과 동반석에는 쿨링기능이 추가되어 있다.



 뒷좌석 역시 체급에 어울리게 넓고 편안하다. 두터운 1열 시트 때문에 2열이 조금 협소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었지만, 실제로 탑승해 보면 헤드룸과 레그룸 모두 넉넉하다. 시승차인 스탠다드 모델에는 빠져 있지만, 프리미엄 모델에

 추가되는 뒷좌석 전용 옵션은 넉넉한 M37의 뒷자리를 돋보이게 할 포인트!

 


외부를 살펴보면, 에센스 컨셉카에서 영감을 얻은 차기 인피니티 디자인 언어를 엿볼 수 있다.


물결치듯 넘실대는 곡선은 프런트에서 시작, 사이드를 타고 리어로 이어지며 그동안 인피니티가 선보인 zen 스타일과는

확연히 다른 실루엣을 보여준다. 잔뜩 힘이 들어간 프런트를 길고 낮게 뽑은 대신 리어를 짧고 높게 배치, 롱 노즈 숏데크,

로 노즈 하이데크로 다분히 스포티한 느낌이다. 선대모델에서 아쉬웠던 테일램프도 이쁘게 잘 뽑았다.

 

다만 프런트에 힘이 집중된 디자인이라 리어가 짧고 뭉퉁해 보이는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인피니티는 그동안 G시리즈로 국내 판매를 견인해 왔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G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은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을때 합리적인 가격에 괜찮은 패키징으로 무장한 M의 투입으로 본격적인

세몰이에 나서고 있다. 실제 시장의 반응 역시 괜찮은 편.



이번에 시승한 M37 스탠다드의 가격은 5,950만원. 6천만원에 근접한 가격이지만 5천만원대에 이 정도 패키징을

만나보기란 쉽지 않다. 국내 모델인 제네시스와 비교해 보아도 전혀 아쉬울게 없는 구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