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시승 후기

하이브리드카, 토요타 프리우스 시승기

최적가자 2019. 5. 4. 04:45

그 마지막은 토요타 런칭 당시 상당히 많은 화제와 관심을 불러모은 하이브리드카 프리우스 입니다. RAV4나 캠리 모두

기본기가 튼튼한 토요타 차로 시승 후 만족스러웠지만 아무래도 이번 연속 시승에서 제일 기대를 모았던 차량은 프리우스 였는데요.

포르테 LPI 하이브리드를 한차례 시승해보았지만 제대로 된 하이브리드라고 하기엔 많이 부족한 차량이라 하이브리드의 원조

 이자 진짜 하이브리드를 체험해 본다는 것이 정말 흥미로웠기 때문입니다.

 

사실, 프리우스 시승기 서두에 하이브리드 카에 대한 장황한 이야기를 써볼까 했지만, 글쓰는 입장에서도 그리고 읽는 입장에서도

 그런 서두보다는 프리우스가 어떤차인지 더 궁굼해 하실 것 같아 바로 모터리뷰로 들어가겠습니다.


공기저항계수 0.25를 자랑하는 프리우스의 외부디자인은 효율성과 실용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물방울 형상의 실루엣은 실제로 공기저항을 최소화 하는 것으로 알려저 있는데요. 공기저항 뿐

아니라 해치백 형태라 실용성에도 좋은 점수를 줄 수 있는 디자인입니다.

 

프리우스의 디자인은 이쁘다! 멋지다! 라고 할만한 부분은 없지만 이게 뭐야 이건 아닌데 라고 할 만한 부분도 없는

호불호가 극명하게 나뉘지 않는 무난한 디자인입니다. 1세대나 2세대의 어벙~한 디자인이 별로 였는데 개인적으로는 보면 볼 수록 귀여운 인상의 3세대가 제일 이쁜 것 같습니다.

 
하이브리드카 라는 인식 때문에 기대했던 첨단의 느낌은 없지만, 전반적인 스탠스도 나쁘지 않고 끝을 날카롭게 처리한

헤드램프의 디테일이나, 굵은 라인을 집어넣은 사이드 캐릭터 라인이 조금 강한 인상을 주기도 합니다.

하이브리드 카 답지 않게 시원시원하게 뻗은 스포크가 인상적인 17인치 알루미늄 휠도 돋보이는 부분.

 
공력특성을 우선시 한듯 보이는 차체 곳곳의 디자인은 디자인을 위한 디자인이라기 보다는 기능을 위한 디자인으로 볼 수 있는데요.

 
지극히 주관적인 판단이지만, 제가 보기엔 나쁘지 않은 좋은 디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센터페시아 상단에 위치한 클러스터와 운전자 중심으로 꾸며진 센터스택이 눈에 띄는 토요타 프리우스의 실내는 외부와는 달리,

뭔가 대단한 차에 탔다는 느낌을 조금씩 전해 주는데요.



지름이 작아진 스티어링 휠에는 오디오와 핸즈프리, HVAC의 컨트롤이 가능한 리모컨이 장착되어 있습니다. 추후 영상을 보시면 토요타가 리모컨의 직관적인 사용에 얼마나 신경을 썼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캠리를 시승할 때도 느꼈던 바인데, 센터스택이 아닌, 스티어링 휠에 장착되어 있는 에어컨 리모컨은 운전 중 정말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데요. 흔히 자주 사용하는 오디오를 상단에 두고, 조작빈도가 낮은 HVAC를 하단에 배치하여 운전 중 HVAC

 조작으로 시야를 빼앗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프리우스에서는 그럴일이 없다는거.

 


센터페시아 상단에는 HSD 인포미이션 모니터와 디지털 계기판이 위치하고, 아래로 AVN 모니터와 공조 컨트롤러,

 그리고 시프트 노브가 배치되어 있는데요. 아래로 내려올 수록 운전자를 향해 살짝 틀어진 형상은 실제 주행 중 조작성이 좋았습니다.


BMW의 그것을 연상시키는 바이 와이어 시스템을 채택한 시프트 노브 뒤로는

 

프리우스를 3가지 성향으로 컨트롤 할 수 있는 버튼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오로지 전기로만 주행하는 EV모드(속도와 배터리 잔량 등에 따라 주행거리가 달라집니다)와 연료효율을 최대화 하는 ECO 모드,

그리고 주행성능에 초점을 맞춘 PWR모드가 바로 그것인데요. 이 버튼에 대해서는 아래의 주행성능 부분에서 다시 언급하겠습니다.

 


대시보드 상하부를 2단으로 나누어 사용하는 글러브 박스 이외에도



높게 자리잡은 센터스택의 하단은 볼보의 그것처럼 수납공간이 마련되어 있는데요.

너비와 깊이가 넉넉해서 여성들의 핸드백이나 DSLR 카메라를 수납하는데 딱! 맞더라구요.



수납공간 속에 파워 아울렛을 비치한 것 까지는 좋지만 자주 사용하는 열선시트버튼마저 배치한 건 에러~

수준높은 인체공학을 보여준 센터스택과는 달리 어정쩡한 위치의 열선버튼은 프리우스 인테리어의 옥의 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스티어링 휠 컬럼을 중심으로 왼쪽으로는 사이드 미러와 파크어시스트, 안개등을 위한 버튼이 위치하며

오른쪽으로는 스타트 버튼이 위치하는데요. START/STOP가 아닌 POWER라고 프린트 된 부분이 하이브리드 카임을

은연중에 자랑하는 듯 합니다. 마치 가전제품의 전원버튼을 연상시키는데요. 실제로 EV모드 나 저속구간에서 프리우스는

 전기차와 다를 바 없는 움직임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START가 아닌 POWER 버튼이 어색하지 않게 느껴집니다.

 
캠리와 마찬가지로 운전석에는 무릎에어백도 추가되어 듀얼, 사이드, 커튼, 무릎 에어백 및 ESP가 기본 장착되어 있으며


뒷좌석은 준중형차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적당한 실내공간을 갖추었습니다.

 

해치백 답게 트렁크 역시 넉넉하지만,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배터리 때문인지 바닥이 생각보다 높게 자리 잡고 있는데다

 

가파르게 떨어지는 윈도우 라인 때문에 깊고 넓은 동굴같은 해치백의 트렁크를 기대했다면 아쉬울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깔끔하게 마무리 된 부분은 토요타의 내공을 보여주는 듯.



2단으로 이루어진 프리우스의 독특한 뒷유리는 다분히 공기저항을 의식한듯 보이는데요. 공기저항에는 좋을지 모르나



실내에서는 저렇게 떡 하니 시야를 가리는 아쉬움을 안겨줍니다. 혹자는 트렁크에 GT윙을 하나 장착한 것 같다고 하더군요.

 

내외부를 살펴봤으니 이제 본격적인 시승에 나서야 겠죠?

 


하이브리드 카인 프리우스에는 1.8L 앳킨슨 사이클 휘발유 엔진과 전기모터가 장착되어 엔진출력 98/5,000(ps/rpm)과

 14.5/4,000(kg.m/rpm)과 500V AC 모터의 82/1,200~1,540(ps/rpm)외 출력과 40.8kg.m(0~1,200rpm)의 최대토크를

바탕으로 시스템상 출력은 136ps 입니다.

 


전기모터의 넉넉한 토크 덕분에 메이커의 발표에 따르면 "2.4L 휘발유 엔진 차량에 맞먹는 성능을 가졌다"라고 하는데요.

 
실제로는 어떤지 확인해 봐야겠죠?

 

파워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자 인포메이션 모니터에 READY라는 표시가 들어옵니다. 일반적인 차량이 시동이 걸리고

 rpm게이지가 움직이는 것으로 출발 준비를 확인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부분인데요.

이 때 엑셀러레이터를 밝고 출발하면 위이잉~ 하는 소리와 함께 모터의 힘만으로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고, 엔진의 진동도 들리지 않는 상태에서의 드라이빙은 정말 독특한 느낌을 전해 주는데요. 마치

지하철이 출발할때의 느낌과 비슷하다면 제일 이해하기 쉬울 것 같습니다.

 

 출발을 하면 상황에 따라 동력의 흐름이 변하는데요. 저속 및 정속주행시에는 모터만으로 주행이 가능하고, 감속시에는

배터리가 충전되구요. 가속이나 언덕길을 오를때는 엔진과 모터가 동시에 작동하며 정차 중일때는 기본적으로 시동이 꺼지지만

배터리의 잔량이 얼마 없을 경우에는 시동이 걸려 배터리를 충전하기도 합니다. 이런 모든 과정을

하이브리드 시스템 인디케이터로 확인이 가능한데요.

 

어느정도 프리우스의 주행감각에 익숙해 진 뒤 엑셀러레이터를 깊게 밟아 가속을 시작했습니다. CVT특유의 반응이랄까요?

rpm이 먼저 상승하고 곧이어 속도가 올라가기 시작하는데요. 통상적인 주행, 즉 일반모드에서는 1.6L 준중형차와 비슷한 가속감을

 보여줍니다. 캠리와 RAV4는 조용한 편이었는데 프리우스는 생각만큼 조용하지는 않게 달려나갑니다.

 

동일한 상황에서 ECO 모드일 경우에는 왠만큼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눌러 밟아도 속도의 증가가 빠르지 않습니다. 디지털 속도계

올라가는게 눈에 띄게 더딘데요. ECO 모드로 두고 주행할 경우 전체적으로 한템포 느린 듯한 움직임을 보여줍니다. 처음에는

어색하지만 익숙해지면 스스로의 운전스타일이 상당히 여유롭게 차분하게 변하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여기서 다시 PWR모드로 변경하면 그 차이가 극명한데요. 엔진과 전기모터가 힘을 합쳐 가능한 빠르고 강하게 움직여 줍니다.

ECO모드나 일반모드에 익숙한 상황이라면 PWR모드가 힘이 넘친다. 상당히 빠르다는 인상을 받게 되는데요. 토요타의

설명대로 2.4L 급 정도는 아니더라도 2.0L 급 의 반응은 되는것 같습니다. 프리우스의 차 크기를 생각하면 충분히 여유로운 출력이라고 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굳이 급가속을 일삼지 않는 상황이라면 프리우스는 정말 조용하고, 나긋나긋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휘발유 엔진과 전기모터의 조합은 생각외로 너무 좋은편이라 크게 신경쓰지 않으면 엔진의 개입을 눈치채기 힘든 수준으로 3세대로 진화하면서 숙성된 하이브리드 구동계의 장점을 여실히 느낄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특히, 정차 중일때 자연스럽게 엔진이 꺼지고, 다시 출발할때는 전기모터를 이용해서 부드럽게 나서기 때문에 조용하고,

매끄러운 주행을 경험할 수 있는데요. 이런 부분은 정숙성이라는 장점만 있는것이 아니라, 정말 뛰어난 연료효율을 먼저 내세워야

 할 것 같습니다. 꽉 막한 서울시내 출퇴근 시간을 주행하면서 프리우스가 기록한 연비는 4.8L/100km. 

환산하면 리터당 20.83km인 것이죠.

 

물론, 공인연비인 29.2km/ℓ에는 못미치는 수준이지만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연비측정으로는 최악의 상황에서 보인 연비이기

 때문에 마음만 먹고 연비주행을 한다면 공인연비 달성도 크게 어렵지는 않아 보입니다. 참고로 테스트를 위해 급가속과 감속을

 해가며 차를 가혹하게 다뤘을때 조차 연비가 5.1L/100km. 환산하면 리터당 19.6km.



퍼포먼스를 논할 차는 분명 아니기 때문에 큰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코너를 돌아나갈때의 모습이 의외로 괜찮았습니다.

17인치 알루미늄 휠도 단단히 한몫한것 같지만, 말캉말캉한 전기차를 상상했다면 프리우스는 코너에서 의외의 즐거움을 주는

 차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큰 기대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만족감이 더 컸을테지만 말이죠.

 
일반적인 토요타 차량들과 크게 다를바 없는 주행감각은 분명, 하이브리드카의 이질적인 주행감각을 어색해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개선을 거듭한 결과가 아닐까 싶은데요. 눈치채기 힘들만큼 부드럽게 교감하는 전기모터와 엔진과는 달리,

회생제동 시스템은 여전히 어색한 장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동력이 예측가능한, 점진적인 것이 아니라, 동일한 답력으로 브레이크를 밟아도 어느순간 제동력이 확~ 강해지는데요.

감속시 에너지를 전기모터를 통해 배터리로 저장하는 회생제동 시스템 덕분에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는 것은 좋지만

이질적인 제동감각은 하이브리드카가 풀어야 할 숙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프리우스가 가진 진정한 매력은 이른 아침이나 늦은 저녁, 집 앞 주택가를 지날때 이웃들에게 씨끄러운 엔진소리를 들려주지 않아도 된다는데 있습니다. 굳이 연비주행을 하지 않아도 일상적인 주행으로 충전된 베터리는 조건에 따라 최대 약 50km/h까지

전기로만 주행이 가능하도록 하는데요.(프리우스 오너분의 말씀으로는 최대 74km까지 주행할 수 있다고 해요) 

 

주택가에 들어서고 EV모드를 눌러 모터의 힘만으로 주차까지 해내는 모습을 보면 "내가 정말 첨단 자동차를 운전하고 있구나"하는 생각과 함께 뭔가 모를 뿌듯함을 느끼게 해줍니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들려오는 하부의 주행소음이나, 가격을 생각하면 수긍하기 힘든 플라스틱 일색의 내장재도 용서가 되는 것이죠.

 
IPA(Intelligent Park Assist System)버튼을 눌러 자동으로 할 수 있는데요. 일반적인 파크 어시스트가 평행주차에만

 국한된 것과 달리 프리우스는 T자 주차도 가능하기 때문에 차별화를 두고 있습니다. 물론, 사용법은 익숙해 지기까지 조금 어렵고,

조건도 조금 까다로운 편이지만 가끔씩 주차하기 귀찮거나 친구에게 자랑하는데는 정말 유용한 장비임에는 틀림없습니다.


8색조의 매력을 가진 차라고 하기엔 분명 부족함이 엿보입니다. 하지만 화석연료에서 차세대 연료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단계에서

 프리우스가 주는 매력은 만만치 않은데요. 토요타가 처음 하이브리드라는 컨셉을 들고 시장에 나왔을때 수소전지나, 전기차를

 개발하던 업체의 코웃음이 이제는 토요타를 따라 너도나도 시장에 하이브리드를 출시하는 입장으로 바뀌었습니다.

 

멀지 않은 미래에는 분명 또 다른 동력원을 사용하는 자동차가 나오겠지만, 갈수록 유가가 고공행진을 하고, 배기가스 배출과

연비관련 규제가 심해지는 지금, 80g/km 라는 CO2 배출량과 공인연비 29.2km/ℓ를 보여주는 프리우스의 존재 가치는

 분명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