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시승 후기

캐딜락 CTS 3.6 시승 이후에

최적가자 2019. 5. 2. 23:40


매트릭스라는 영화를 처음 봤을때 이해하기 어려운 세계관이나 총알을 휙휙~ 피하는 충격적인 영상, 1편의 성공으로 속편이 제작되는 것이 아닌 전체 이야기를

3편에 나눠서 제작했다는 점이 주목받았지만 저는 PPL로 노출된, 캐딜락의 새로운 스포츠세단인 CTS로 모든 신경이 집중되는 것을 느꼈는데요. 엣지라는 단어는

바로 이런것이다!! 를 보여주는 디자인과 영상으로나마 확인 할 수 있었던 유럽감각의 동력성능 등 기존에 제가 알고 있던 캐딜락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모습이라

 아직도 머리속에 생생하게 남아 있습니다.


캐딜락이라는 뱃지를 떼고보면 미국차라고 생각할 수 없게 만든 1세대 CTS는 전문가와 시장에서 모두 호평을 받으며 성공적인 판매를 보였는데요.

 

 그랬던 CTS가 시간이 흘러 또 한번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이번에 소개할 차. 말 안하지 않아도 캐딜락 CTS라는 거 다들 아시죠.

 
외부 디자인부터 확인해 보겠습니다.

 
새롭게 바뀐 CTS는 1세대 CTS와 동일하게 엣지있는 모습을 보여주는데요. 각을 잘 잡은 직선과 바디라인 곳곳에 숨겨져 있는 V라인은 굳이 캐딜락 앰블럼을 보지 않아도

 이차가 캐딜락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세로로 길게 뻗은 헤드램프와 테일램프는 차체를 감싸는 직선과 유기적으로 어울려 전혀 어색함이 없고,

1세대와의 연결고리 역활도 하고 있는 듯합니다.

50~60년대 미국차의 특징인 테일핀을 연상시키는 누드타입의 LED테일램프는 캐딜락만의 아이덴티티!



고성능 차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빵빵한 오버휀더는 CTS에도 물론 적용되어 있습니다. 정면에서 봤을때는 마치 운동선수의 떡 벌어진 어깨처럼 보이기도 하는데요.

오버휀더 덕분에 보다 스포티하고 탄탄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가 있습니다.


휀더에 위치한 사이드 에어벤트로 부터 시작되는 라인은 루프라인을 지나 C필러를 타고 트렁크로 내려오는데요. 데칼코마니를 보는 것처럼 대칭을 이루는 모습이

 디자인적으로 상당히 균형잡혀있다고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허술하고, 어딘가 어설퍼보이던 예전의 미국차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하면서 자랑스럽게

 캐딜락 CTS를 내보일 수 있을정도로 어느곳 하나 흠잡을 부분 없이 잘 그려진 수작이 아닌가 싶습니다.


흠잡을 곳 없는 CTS의 외부디자인은 캐딜락이기 때문에, CTS라서 가능한 그런 독창적이면서도 트렌드를 잘 따른 디자인이라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이어서 실내로 들어가보겠습니다.


외부디자인에서 볼수있던 V라인이 센터스택에도 그대로 녹아있는데요. 외부, 내부 할것없이 내가 캐딜락에 타고 있구나 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디자인 되어진것 같습니다. 전체적인 컬러는 블랙, 거기에 얇게 두른 우드그레인은 절제의 미를 보여주며 센터스택과 스티어링 휠에 적용한 실버페인트는 블랙에서 오는 단조로움을 피하는 한편, 스포티한 느낌을 전달합니다.



3써클타입의 클러스터는 시인성이나 디자인 어느부분하나 나무랄데 없으며 손으로 쥐었을때의 느낌이 좋은 스티어링 휠은 굵기가 적당한 편이라 일상적인 주행이나 적극적인 주행에서도 손에 착 감긴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평소에는 수납되어 있다가 시동을 켜면 스르륵 올라오는 센터페시아 중앙에 위치한 팝업스크린은 CTS 인테리어에서 가장 돋보이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터치로 조작가능한 AV시스템은 듣기좋은 소리를 뿜어주는 BOSE 사운드 시스템과 맞물려 정보전달과 엔터테인먼트기능을 동시에 수행하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으로도 손색이 없는데요. 내비게이션 시스템은 지니맵을 탑재하여 깔끔한 그래픽은 물론, TPEG나 유가정보도 지원하지만 블루투스 핸즈프리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과 내비게이션을 제외하고 한글화가 이루어지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가죽트리밍이 적용된 시프트노브는 조작시 탁탁 맞물리는 느낌이 좋은편이며 앞좌석에 적용된 통풍/열선시트는 물론, 뒷좌석을 위한 송풍구도 마련되어 있어

 운전자와 탑승객을 고루 배려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깔끔하게 커버로 마감되어 있는 컵홀더가 있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수납공간이 조금 부족하지 않냐는 느낌을

 받았는데요. 실용적인 부분을 강조하는 패밀리카가 아니기 때문에 CTS의 성격을 생각하면 크게 흠잡을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V라인이 돋보이는 실내외에 비해 도어트림은 조금 평범한 디자인입니다. 센터페시아에는 얇게 적용되어 있어 미처 느끼지 못했는데 도어트림에 적용된 우드그레인은

 번들거림이 심해서 고급스럽다는 느낌을 전하지는 못하는 듯 합니다. 앞좌석은 넓게 열리는 도어 덕분에 탑승하기에 무리가 없지만 뒷좌석의 경우 뒷도어의 크기가

 조금 작은데다 윈도우라인의 경사가 심해서 승하차시 조금 불편한 부분 역시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승하차시 살짝 불편하긴 해도 일단 뒷좌석에 탑승하고 나면 적당히 기울어진 등받이와 엉덩이부분을 파놓은 디자인 덕분에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는 편입니다.

성인 2명이 뒷좌석에 타고 장거리 여행을 해도 크게 무리가 없는 수준이나 캐딜락이라는 명성에 걸맞는 안락함은 조금 부족한 편으로 뒷좌석에도 비중을 둔다면

 CTS가 아닌 STS를 선택하는 것이 더 좋을 듯 합니다.

 
뒷좌석과 달리 앞좌석은 시트의 쿠션도 좋고, 높게 자리잡은 벨트라인 덕분에 살짝 파묻힌 느낌도 드는데요. 느낌이 좋은 가죽시트의 질감까지 더해져서 이정도면

 완벽하지 않나 싶었습니다. 전동으로 조절이 가능한 스티어링 컬럼과 시트덕분에 완벽한 시트포지션을 맞추는데도 부족함이 없었는데요. 굳이 아쉬운점을 꼽자면

시트의 크기가 조금 작게 느껴지는 것입니다. 시트를 조금 더 크게 만들어서 시트에 파묻히는 느낌을 주어도 괜찮았을텐데 말이죠.


지붕의 2/3이상이 유리로 이루어진 울트라뷰 썬루프는 1열과 2열 구분없이 뛰어난 개방감을 선물해주는 CTS의 완소 아이템입니다. 계절이나 날씨에 따라 패브릭소재의

 블라인드로 여닫을 수 있으며 1열 상단에 위치한 글래스는 슬라이딩기능도 지원합니다.

깔끔한 마무리가 돋보이는 트렁크는 생각보다 넓은 편은 아니지만 일상적으로 사용하기엔 나무랄데 없는 수준으로, CTS의 디자인,인테리어,동력성능을 원하면서 보다 넓은 트렁크가 필요하다면 조만간 출시한 CTS 스포츠웨건이 최적의 대안이라고 생각됩니다.


CTS의 내/외부를 적당히 둘러봤으니 이제 본격적인 시승에 나서 보겠습니다.


캐딜락 CTS 3.6에는 3.6L V6 직분사엔진과 하이드라매틱 6단자동변속기가 장착되어

304/6,400(ps/rpm)의 최고출력과 37.8/5,200(kg.m/rpm)의 최대토크를 발휘합니다. 독일경쟁차들 보다는 조금 더 크지만 컴팩트한 차체크기를 생각해보면

CTS의 동력성능이 어느정도일지 대충이나마 상상이 가는데요. 역동적인 성능을 보여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앉고 시승에 나섰습니다.


스티어링 컬럼에 위치한 노브를 돌려 시동을 걸자 나즈막하지만 매력적인 엔진음이 들려오는데요. 직분사 특유의 소음이 들려오는 것만 빼면 크게 흠잡을 부분은 없습니다.

 손에 잡히는 느낌이 좋은 시프트노브를 D로 옮기고 본격적인 시승에 나섰는데요. 적당히 답력이 무거운 액셀러레이터 페달은 밟은 만큼만 정확하게 엔진힘을 뽑아내어

 차체를 밀어붙입니다.


동력성능 점검을 위해 액셀러레이터 페달을 꾹! 밟자 스포티한 음색의 배기음이 귓가에서 들려오고, 헤드레스트에서 살짝 떨어져있던 머리는 어느새인가 헤드레스트에

 파묻히고 있었습니다. 오랫만에 느껴본 맹렬한 가속이었는데요. 계기 클러스터상의 첫번째 벽을 돌파하기란 로또 자동선택하는 것 보다 더 쉬운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첫번째 벽에이어 두번째 벽 역시 힘들이지 않고 넘어가는데요. 중간중간 시도한 재가속이나 두번째 벽을 넘어선 속도에서의 재가속 역시 초반의 맹렬한 기세에는 조금

 부족하지만 여전히 파워풀하다고 말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이정도 성능이라면 퍼포먼스 부분에서는 별다른 말이 필요없을 만큼 충분한 수준! 다만 속도를 높혀나갈수록

 계기 클러스터상의 속도와 GPS가 표시하는 속도사이의 오차가 큰 부분은 조금 아쉬웠습니다.


6단 하이드라매틱의 성능은 엔진성능에 전혀 뒤쳐지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패들시프트의 부재는 시승내내 아쉬움을 남겼는데요. 두손으로 스티어링 휠을 파지한 채

패들 시프트를 사용하며 주행하는 것과 중간중간 한손으로는 스티어링 휠을, 한손으로 시프트노브를 잡고 주행하는 것에는 분명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재빠른 변속과 적극적으로 엔진출력을 끌어내는 모습은 Good!


묵직한 느낌의 스티어링 휠은 개인적으로 선호하는타입인데요. 연속적으로 스티어링 휠을 좌우로 돌렸을때 허둥대지않고 날카롭게 파고드는 모습은 영락없는

스포츠세단이었습니다. 속도를 올릴 수록 몸놀림이 커지고 일정속도를 넘어가자 뒤가 살짝 흐르는 모습도 보였지만 모든 움직임은 예측가능한 상태에서 일어나며

 저속에서는 물론, 고속으로 코너를 돌아갈때에도 불안한 기색없이 깔끔하고 재빠르게 코너를 돌아나가며 서스펜션 역시 전반적으로 단단하게 세팅되어 날이 선듯한 스티어링

 반응에 일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종일관 단단한 서스펜션은 노면이 나쁜곳이나 요철을 타고 넘을때 살짝 부담스러운 느낌도 없지 않아 있는데요. 특히나 저속에서

 뒷좌석이 조금 튄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여기저기 공사로 인해 땅을 뒤엎어 놓은 구간이 많은 우리나라에서는 살짝 부담스럽긴 하지만 경쟁차종들 역시 전부 다 이런 세팅이기 때문에 날렵한 몸놀림을 위해서 승차감의 희생은 어쩔수 없어 보입니다.


브레이크 페달은 살짝 무겁다는 느낌을 받았지만 고속에서 급제동시에도 불안한 모습없이 깔끔한 제동을 보여주었으며 주행안정장치는 어느정도까지의 스포츠 주행은 허용하는 듯 개입시기가 살짝 늦었습니다. 적극적인 주행시 ESP를 끄자니 혹시 모를 상황이 두렵고, EPS를 켜자니 재미가 없을까봐 걱정하는 분들이 많은데 CTS의 ESP는

 한계상황을 넘지않는 범위내에서 어느선까지의 스포츠 주행은 허용하는 반면 차의 거동이 심상치 않다 싶을때면 적극적으로 개입해서 자세를 바로잡기 때문에 차의 성격을 생각하면 적절한 세팅이라고 생각됩니다.

 
속도를 올릴 수록 엔진음도 덩달아 커지는데 아이들링시 매력적이던 엔진음색은 볼륨을 높혀갈수록 씨끄럽다는 느낌이 드는 편입니다. 또한 고속에서 울트라뷰 썬루프를

 통해 들려오는 소음은 꽤 큰편인데요. 얇은 패브릭 소재의 블라인드가 아니라 조금 두껍고 흡음기능이 있는 재질의 블라인드 사용하는게 더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시승당시 확인한 연비는 80km/h 정속기준 리터당 14km, 110km/h 정속주행시는 리터당 11.3km, 도심주행에서는 리터당 6~7km로 3.6L의 배기량을 생각하면 평이한 수준입니다.

지금까지 캐딜락 CST 3.6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CTS는 경쟁모델로 꼽히는 3시리즈나 인피니티 G37, C클래스 등에 비해서 확실히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데요. 차체 크기나 전반적인 패키징 역시 3시리즈나 C클래스 보다 반등급 높은 수준으로 엄밀히 따지자면 3시리즈와 5시리즈의 사이에 위치한 모델로 볼 수 있습니다.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파워트레인과 엣지있는 디자인, 더 넓은 실내공간 등에서 확실히 경쟁모델보다 우위에 있지만 국내에서 캐딜락 브랜드가 가지는 인지도나

 이미지가 경쟁사에 비해서 좋은편이 아니기 때문에 브랜드에서 오는 한계는 분명 존재한다고 생각됩니다.

차의 만듦새만으로는 분명 유럽의 경쟁차들과도 충분히 견줄만 하지만 그 이상으로 가면 아직은 미국차 캐딜락에 머물러 있다는 점은 앞으로 캐딜락에서 지속적으로

 좋은차를 출시할때 마다 풀어야 할 숙제가 아닌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