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포드 토러스 이모저모
요즘 미국차의 역습이 시작되었다. 혹은 중저가 수입차 국산차와 무한경쟁과 같은 기사를 많이 볼 수 있는데요. 아마도 소비자들이 느끼기에 조금 파격적이다 싶은
가격으로 출시한 포드 토러스 때문이 아닌가 싶어요. 이번 포스팅에서 다룰 차량도 다름아닌 포드 토러스 인데요. 자동차에 조금이나마 관심있는 분들이라면 이번에
출시한 토러스가 여기저기서 좋은 평가를 받는다는 사실은 알고 계실꺼에요. 그럼 지금부터 2010 토러스! 얼마나 좋아졌는지 함께 확인해 보실까요.
언제나 그렇듯 외부 디자인 먼저 확인해볼께요. 사람과 사람과의 만남에 있어서 첫인상은 대게 얼굴이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자동차 역시 전면부의 디자인이
그 차에 대한 첫인상을 결정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부분에서 토러스를 보면 뭔가 허술해보이고 아쉬움이 남던 기존의 미국차와는 꽤나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데요.
키네틱 디자인으로 유명한 유럽포드의 입김을 받아서가 아닌가 싶습니다.
날렵하게 디자인된 헤드램프와 포드의 패밀리룩인 트라이바 그릴은 단정하면서도 어딘가 모르게 스포티한 느낌도 풍기며, 최신 유행인 LED 미등도 빼놓지 않고 챙긴
모습입니다. 북미시장에서 패밀리카로 판매되기 때문인지 스포티한 요소를 곳곳에 적용하면서도 너무 과감하거나 무리한 시도는 하지 않은, 전체적으로 안정된 모습입니다.
전면에서 부터 끊어지지 않고 측면을 타고 후면으로 이어지는 벨트라인은 조금 높게 위치하고 있는데요. 크고 높은 차체임에도 불구하고 높게 위치한 벨트라인 덕분에
껑충하다는 느낌은 없습니다. 미끈한 측면은 합격점을 줄만 한데요. 후면으로 돌아오면 뭔가 좀 아쉽다는 생각이 머리속을 떠나지 않습니다. 부분개조 모델을 위해서
아쉬움을 남겨놓은 것인지, 아니면 전면과 측면에 너무 열정을 쏟아서 후면은 신경을 못쓴것인지 모르겠지만 전면과 측면에 비해 부족하다는 생각입니다.
리어스포일러와 듀얼 머플러로 장식된 토러스 SHO 모델은 그나마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듯 한데요. SHO모델이 한국에 수입되지 않는 만큼 추가 옵션으로나마
리어스포일러와 듀얼머플러를 제공해주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다음은 인테리어.
T자를 형상화한 토러스의 인테리어는 외부에서 느꼈던 유럽포드의 느낌보다는 확실히 미국적이라는 느낌을 주는데요. 운전 중 작동하기 편하도록 38도로 기울게 디자인한
센터스택을 보면 포드가 확실히 신경을 많이 썼구나 하는 것을 느낄수 있지만 동급의 일본이나 국산차가 주는 고급스러움이나 섬세함과는 조금 거리를 두고 있는 듯 보입니다.
스티어링 휠은 마치 SUV에서 떼어온 듯 투박한 느낌이 강하지만, 전체적인 인테리어와는 묘하게 잘 어우러져 스티어링 휠만 따로 떼어서 보지 않는 한 큰 불만은 없을 듯
합니다. 투박하다기 보다는 기능을 우선시한 실용적인 디자인이라고 할까요? 운전 중 쉽게 작동시킬 수 있도록 다양한 버튼이 스티어링 휠에 모여 있으며
가격대나 차량의 성격으로 보면 과분하다 싶은 패들시프트도 장착되어 있으니 말이죠.
지니 맵을 장착한 내비게이션은 별다른 설명이 필요 없을 듯 하며 아직은 영어만 인식하지만 기본적인 단어만 알고 있어도 정말 사용하기 편리한 SYNC 시스템도 장착되어 있습니다.
미국차라면 실내구성이 좀 허술하지 않을까 하는 기존의 생각과는 달리, 상당히 짜임새 있는 실내구성을 보여주며, 각각의 수납공간은 여닫을 수 있도록 디자인되어
평상시에는 깔끔한 실내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한 부분도 이전의 미국차와는 분명 다른모습입니다.
물론, 도어트림은 인테리어와 맞게 조금 투박한 형태를 하고 있는데요. 약간은 투박한 디자인의 문을 여닫을 때마다 조금 묵직하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문의 두께가
상당히 두텁기 때문입니다. 차체 크기를 생각하면 분명 실내공간도 상당히 넓어야 하는데 생각보다는 넓지 않았던 이유도 안전을 위해 실내공간을 조금 양보해서가 아닌가 싶습니다.
생각보다 넓지 않을뿐, 넉넉한 실내공간은 성인 5명이 타도 불편함이 없는 수준입니다. 운전석의 헤드룸이나 레그룸 모두 넉넉한편이며 시트재질 역시 차량 가격을 생각하면 합당한 수준. 다만 서양인의 체격에 맞춰서 디자인 된 탓인지 스티어링 휠과 시트, 사이드미러 등을 이리저리 옮겨보았지만 제게 딱 맞는 시트포지션을 맞출수가 없는 점이 아쉬웠습니다. 적당히 뉘어진 뒷좌석 역시 충분한 공간을 제공해 주는데요. 날렵하게 뻗어 내려가는 C필러 때문에 헤드룸에서 약간의 아쉬움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제외하면 훌륭한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트렁크 공간은 한마디로 넓다 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마감도 잘되어 있고, 무엇보다 일단 넓습니다.
2010 포드 토러스의 인테리어는 약간 투박한 듯 한 디자인을 제외하면 크게 나무랄데 없는 실내공간을 보여주지만 38도로 기울어진 센터스택의 상단에 있는 버튼은
누르기가 애매하며 Sony에서 튜닝한 오디오는 저음이 강한 음악을 들을때마다 뒷좌석 선반이 함께 떨리며 듣기 싫은 잡소리를 들려주는 아쉬운 부분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실내외 디자인이나 토러스에 장착된 편의장비 등에 대한 디테일한 리뷰는 아래의 사진을 클릭하시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실내외를 확인해보았으니 본격적인 동력성능 점검에 나서보겠습니다.
2010 포드 토러스에는 3.5L V6 듀라텍 엔진과 아이신 6단 자동변속기가 장착되어
267/6,250(ps/rpm)의 최고출력과 34.4/4,250(kg.m/rpm)의 최대토크를 발휘하는데요. 패밀리세단으로는 충분한 성능이지만 워낙 토러스의 차체가 크기 때문에
힘이 조금 부족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앉고 시승에 나섰습니다.
본격적인 시승에 나서자 출발 전 출력이 부족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은 기우에 그치지 않았는데요. 마치 국산차나 일본차를 연상시키는 가벼운 액셀러레이터 페달과
스티어링 휠은 큰 차체의 존재를 잊을 만큼 사뿐하게 움직입니다. 액셀러레어터 페달을 밟았을 때 움찔거리며 기세좋게 나가는 모습이나 발에 힘을 조금이라도
뺄 때면 상위기어로 변속을 하며 좋은 연비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세팅까지 국산차나 일본차에서 흔히 느낄 수 있는 부분인데요. 90년대 중반 이후 일본차에게
패밀리카의 패권을 빼앗기고 고객들이 일본차에 익숙해 졌기 때문인지 몰라도 미국차보다는 일본차에 가깝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액셀러레이터 페달을 깊게 밟아 가속을 이어나가면 적당한 수준의 엔진음을 토해내며 맹렬한 가속을 이어나갑니다. 계기 클러스터 상으로는 180km/h부근,
GPS로는 175km/h부근에서 안전을 위해 속도 리미트가 작동하는데요. 리미트가 작동하기 전까지는 부족함없이 달려주기 때문에 엔진성능과 관련해서는
아쉬운부분이 없었습니다. 패밀리카로써 이정도면 차고도 넘치는 수준이죠. 게다가 패들시프트까지 장착되어 적극적인 운전을 원하는 사람들의 입맛도 고려한 듯
합니다. 아이신 6단 변속기는 시종일관 부드러운 움직임을 보여주며 전광석화 처럼 빠르지는 않지만 패들시프트를 통한 수동변속시에도 툴툴거림 없는 변속을
가능하게 합니다.
일상적인 주행시 승차감도 생각보다 탄탄한데요. 아마도 255/45R 19의 큰 타이어 덕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미국차는 물렁거려서 싫어!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새로운 토러스를 꼭 한번 타보시길 바랍니다. 이미 실내외에서 한차례 느꼈지만 토러스는 더 이상 기존의 허술했던 미국차가 아니었습니다. 생각보다 탄탄한 움직임을
보이는 서스펜션은 일상적인 주행에서는 노면의 불필요한 충격을 잘 걸러주며, 적극적인 드라이빙에 나서면 노면을 잡고 놓치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입니다.
스티어링 휠을 좌우로 돌리며 之자로 움직이면 차량의 후미도 적극적으로 따라오려는 모습을 보이지만 차체가 워낙크기 때문에 큰 차체에로 부터 전해오는 약간의
부담감은 어쩔수 없는 듯 합니다. 속도를 높혀 움직이면 후미가 조금 튀는 듯한 느낌도 전해오구요.
주행안정장치(ESP)는 완전히 끌수는 없지만 패밀리카라는 토러스 본연의 임무를 볼 때 당연한 세팅으로 보이며 차체가 미끄러지는 순간에 꽤나 강하게 작동하여
차체를 바로잡아주었습니다.
아이들링시나 일상적인 주행, 혹은 가속시 소음은 적당한 수준으로 렉서스 처럼 극단적으로 조용하지는 않지만 음색자체가 부드럽기 때문에 최고속도 부근에서도 크게 거슬린다는 느낌은 없었습니다.
시승당시 확인한 연비는 80km/h 정속기준 리터당 16km, 110km/h 정속기준 리터당 12km, 도심주행에서는 리터당 6~7km 수준으로 큰 차체와 3.5L라는 배기량을 생각하면 괜찮은 수준입니다.
2010 포드 토러스의 경우 출시 전 사전공개를 통해 먼저 만나보았고, 출시 이후 여러매체를 통한 긍정적인 반응을 들을 수 있었는데요. 실제로 시승해 보니
확실히 좋은 평가를 받을 만 하다고 느꼈습니다. 넉넉한 크기의 차체에 부족함 없는 엔진성능, 첨단안전장비와 편의장비를 빠짐없이 챙겼음에도 합리적인 수준의
가격까지 여기까지만 보면 이 보다 더 좋을 수는 없는차가 아닌가 싶은데요.
하지만 국내에서 예전과 달리 포드라는 브랜드 밸류 자체가 국산차와 동급이거나 그 이하라고 인식되고 있기 때문에 잘 만들어진 좋은차가 자칫 브랜드로 인해
평가절하 받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습니다. 워낙 잘 만들어졌고, 가격 또한 합리적이기 때문에 포드로써는 토러스의 성공과 함께 브랜드 밸류의 상승이라는
두마리의 토끼를 노려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