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시승 후기

럭셔리 그랜져 TG 시승기

최적가자 2019. 4. 26. 13:53

고급스러움의 상징에서 각종 드라마 및 영화를 통해 소위 깍두기 형님들이 타시는 차로 전략해 버린 1세대 (흔히 각 그랜져로 칭하는)그랜져, 훌쩍 커진 차체에 유선형 디자인으로 당시로써는 파격적인 2세대 뉴그랜져, 이어 출시된 3세대 그렌져는 한단계 다운 그레이드 된 느낌이지만 미쓰비시의 입김이 어느정도 사라진, 그래서 수출도 가능했던 대형차량 이었다. 그리고 지금 소개하게될 4세대 그랜져는 완벽한 독자모델로써 준대형 설룬으로써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하게 되는, 해외에서도 현대 이미지 개선에 큰 역활을 하는 모델이 되었다.


4세대 그랜져에는 3.8/3.3 람다(λ)엔진, 2.7 뮤(μ)엔진, 그리고 2.4 세타(θ)엔진이 장착되며 배기량에 따라 옵션을 차등화하여 여러가지 그레이드를 두고 있다. 트랜스밋션 또한 파워텍 계열의 중대형 5AT와 대형 5AT를 장착하여 동력전달 효율을 높였으며 엔진, 트렌스 밋션 모두 현대의 독자제품을 사용한 첫 번째 대형세단이 되었다.

 
익스테리어를 살펴보면 쏘나타와 유사한 듯 하면서도 직선을 기조로한 쏘나타와는 달리 적절한 볼륨을 살린 곡선 기조의 스타일로써 백미는 봉긋 솟아오른 리어펜더 부근이라고 생각한다. 다소 밋밋한 스타일에 포인트를 주는 부분으로써 기존의 국산차량에서 볼 수 없는 감각적인 디자인을 표현하는 듯 하다. 또한 테일램프는 총 104개의 LED가 사용되어 화려하면서도 높은 시인성을 자랑한다.


인테리어는 익스테리어와 디자인 터치가 유사한 곡선이 가미된 디자인으로 이전의 국산차에서 볼 수있던 외부와 내부가 따로 노는 디자인이 아닌 어느정도 조화를 이룬 디자인이라 평가 하고 싶다. 

 
이제는 고급차의 기본사양이 되어버린 슈퍼비젼 클러스터는 주야 관계없이 뛰어난 시인성을 보여주며 AV가 적용된 차량의 경우 스킨일체형 AV시스템으로 기존의 국산차량에서 볼 수 없던 깔끔한 마무리를 보여준다. 고급차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우드그레인의 경우 국산차에서는 너무 남용되는 듯한 느낌이 없지 않았는데 그랜져에서는 적절하게 포인트를 주는 형식을 취하였고 리얼 알루미늄 내장재를 사용하여 고급스러운 느낌을 한층 강조하였다. 


어디서 본듯한 익스테리어에 비하여 인테리어는 독창적이다. 디자인, 마무리등을 보면 이제 현대도 월드클래스에 근접했음을 느끼게 해준다. 더 바램이 있다면 얇고 길게 적용된 우드그레인에 LED무드 조명을 설치하였다면 더 좋아 보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개인적으로 해본다.

가죽시트는 질감이 부드러우며 마무리가 뛰어나다. 시트디자인을 미국의 유명한 업체에 외주를 준것이라고 하는데 그래서 인지 장시간 운전시 크게 피로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시트포지션이 조금 높은 편인데 최대한 낮게 설정하여도 다른 차량에 비해 포지션이 좀 높은 것이 아쉬운 점이다.

 

사이드 볼스터가 있는 듯 없는 듯 하여 코너시 지지력이 부족하다. 물론 이 차량으로 와인딩을 즐기거나 과격한 드라이빙을 즐기는 오너가 많지 않겠지만 일반적인 주행에서 조차 상체를 잘 지지하지 못하는 부분은 개선의 여지가 필요하다고 본다.

앞좌석을 끝까지 밀어도 뒷자석에는 무릎공간이 크게 줄어들지 않을 정도로 뒷자리 거주성은 뛰어나다. 1-2세대 전의 그랜져가 오너드리븐이 아닌 쇼퍼드리븐이 었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역시 그랜져는 그랜져! 라고 생각되는 대목이다. 앞좌석과 달리 상당히 푹신한 쿠션을 보여주는 뒷자석은 거실에 있는 쇼파가 부럽지 않다는 생각을 들게 해준다. 선대 그랜져에 비해 부족한 뒷자석 편의 장비는 오너드리븐이 되어 버린 그랜져의 현실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우선 330 차량을 먼저 시승해 보았다. 270과 330 이상 모델에 옵션으로 적용되는 스마트키를 소지하고 그랜져에 다가가 도어그립에 손을 가져가면 자동으로 도어가 언락(unlock)된다. 운전석 도어를 열었을때 탑승하기 편하게 자동으로 조절 되는 이지 엑서스 기능은 내가 고급차에 탔구나 하는 기분을 들게 하기 충분하다. 

키노브를 돌려 엔진을 깨우니 6기통 특유의 엔진음과 함께 타이밍 체인 적용으로 인해 찰찰찰 거리는 소음도 함께 전달되지만 귀가 예민하지 않으면 느끼기 힘들 정도로 정숙하다. 차를 주차장에서 빼기 위하여 R레인지로 옮기자 뒷유리에 설치된 전동 블라인드가 내려가는 동시에 조수석 사이드 미러가 자동으로 하단을 비춘다. 세심하게 운전자를 배려한 대목.

 

일상적인 시내주행시 엔진 소음이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의 방음을 자랑한다. 방음장비가 잘 갖추어 진 것도 있지만 넉넉한 엔진과 함께 연비 위주로 세팅된 5AT로 평상시 주행에서는 2천 rpm을 넘기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차량이 뜸한 도로에서 본격적인 시승에 들어간다. 2000과 2500rpm을 경계로 상당히 다른 엔진 특성을 보여주었다. 2000이하일 경우에는 상당히 실키한 느낌을 주면서 약간은 저속토크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주는반면, 2500을 넘어서면서 부터 레드존부근까지 치고 나가는 실력이 보통이 아니다. 킥다운시 지체 없이 단수를 내리며 적극적으로 엔진힘을 이용하려는 밋션도 기존 유리미션이라는 평가를 듣는 현대의 트랜스미션과는 분명 다른 모습이었다. 풀스로틀하여 속도를 높혀 나가자 변속충격없이 가속이 되는데 변속되는 부분에서 살짝 엔진힘을 빼고 변속한다는 느낌이 전해진다. 변속충격을 줄이고 미션을 보호하기 위함일 것으로 판단된다. 

여러 매체에서 확인하였듯 그랜져의 속도계는 상당히 정확한 편이었는데 GPS와의 오차가 아주 적었다. 굳이 GPS를 보지 않아도 어느정도 정확한 실측이 가능하다. 

 
시승당일 확인한 최고속도는 220km/h부근이었는데 더 가속될 여지가 남아있음을 고려하면 230km부근까지는 나가지 않을까 생각된다. 물론 200km/h를 넘기자 기세가 한풀꺾인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나무랄 때 없는 엔진과 트랜스 미션에 비하여 아직 하체는 보완할 점이 많은 듯 하다. 일반적인 주행에서는 부드러운 승차감을 보여주지만 큰사이즈의 타이어 때문인지 조금 통통튀는 느낌도 전해진다. 

분명 이전의 현대차와는 달리 부드러운듯 단단하지만 160km/h를 넘어서자 불안한 모습을 보여준다. 도로 연결부위를 타고 넘을때 한없이 울렁이는 차체는 엔진출력에 비하여 분명 보강이 필요해 보인다. 중저속에서의 코너를 돌아가는 실력은 고속에서 붕 떠버린 느낌과는 다른 잡아 돌리는 데로 돌아가주는 느낌이 전해지는데 아마 235/17 사이즈의 타이어의 힘이 큰 듯하다. 오버스피드로 코너를 돌아갈떄 여지없이 VDC가 작동하여 자세를 잡아주는데 느끼기에 따라서 이질적인 반응이 불쾌할 수 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속주행 중 갑자기 차선변경을 시도하는 차량때문에 급제동을 하였는데 테일이 흔들리는 불안한 모습은 없었으나 제동력이 차에 비해 부족하다는 느낌이 든다. 물론 BAS와 EBD등 각종 전자장비의 도움으로 원하는 지점에 멈출수는 있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온 힘을 다해 브레이크 페달을 밟아야 했는데 2피스톤을 사용하던 XG와 달리 1피스톤을 사용한 부분때문으로 보인다

 
270차량의 경우 평소에 자주 접하는 차량인데 330과의 차이점을 들자면 사이드미러에 리피터가 없고 휠이 16인치라는 점 외에는 커다란 차이가 없는 모델로다. 투스카니에 사용하던 2.7델타엔진을 개선한 뮤 엔진을 장착하고 있다. 이 엔진 역시 상당히 정숙하지만 D드라이브에 노브를 두고 정차한 상태에서 골골골 하는 소음과 잔진동이 전해져 왔다. N으로 옮기자 언제 그랬냐는듯 새근새근해 지는 엔진을 보니 분명 개선의 여지가 필요한 부분이었다.

330과 달리 출력과 토크가 부족하지만 일상적인 주행에서는 전혀 부족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330과 비교하면 동일한 속도나 파워를 위해서는 rpm을 조금더 써야 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급가속시 의외의 스포티한 배기음이 인상적이다. 엑셀레이터의 필링이 330과 분명 다른... 살짝 아쉬웠지만 승차감에 있어서는 330보다 더 쇼퍼드리븐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330으로 통통 튀며 주행했던 길에서 270은 사뿐사뿐 충격을 주무르는 느낌이었는데 한사이즈 작은 휠타이어 때문으로 추측된다. 이는 곧 고속에서의 불안함으로 다가오는데 불안하지 않게 컨트롤 할 수 있는 한계속도가 330보다 20km정도 낮은 느낌이다. 고속주행을 즐기는 타입이라면 휠/타이어와 브레이크/서스펜션의 업그레이드는 반드시 해야 할 부분. 

 
330이 스포츠성이 조금 더 가미된 차량이라면 270은 기존의 그랜져가 보여주던 이미지를 그대로 계승하면서 한 단계 더 진보한 차량으로 볼 수 있었다.
일상적인 주행에서는 270만으로도 충분한 느낌으로 굳이 330을 구매하지 않더라도 다양한 편의사양과 정숙성을 즐길 수 있었다. 

쏘나타와 함께 초기 모델명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는 한국의 대표적인 고급차량인 그랜져는 분명 진보하고 있다. XG와는 판이하게 다른 드라이빙 필링과 감성품질을 제공하는 그랜져TG는 현대가 정말 정성들여 만들었구나 하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차량이었다. 그랜져XG는 미국에 처음 진출하며 ES와 경쟁하겠다고 했던 현대의 주장과는 달리 캠리나 맥시마와 경쟁하였지만 그랜져TG는 ES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아발론이나 파삿과 경쟁하며 제 급을 찾아가고 있다. 지금의 현대차량은 동급 모델에 뒤쳐지지 않는 모델이지만 클래스 리더로는 부족한 부분이 많은 듯하다. 다음세대 모델로의 진화가 어떻게 이루어 지냐에 따라 한국내의 고급차량으로 머물지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할지 결정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