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테 쿱, 서킷에서의
2개면 충분하다.
라며 4도어 세단에게 일침을 놓는 CM으로 유명한 포르테의 쿠페모델인 포르테 쿱을 문막에서 시승해 보았습니다.
포르테 쿱은 얼마 전 서울-부산을 왕복하며 고속도로위주로 잠깐 시승을 했었는데요.
우리나라에서는 정말 보기드문 2.0L 수동변속기에 사이드/커튼에어백, 썬루프, 네비게이션을 조합한 오너의 약간 변태적인 기질이(?!) 엿보이는 차라고 할 수 있어요.
고속도로에서는 가벼운 준중형 차체에 수동변속기, 출력이 넉넉한 2.0L엔진의 조합으로 100km/h 부근에서는 순간연비가 20km/ℓ에 육박할 정도로 좋은 연비와
긴~언덕에서도 힘이 부족하지 않은 여유로운 모습이 인상깊었었는데요. 포르테 쿱은 장거리 주행보다는 문막과 같은 서킷에 더 최적화가 된 차.
그래서 이번에는 문막 발보린 모터파크에서 간단하게 시승을 해 보았습니다.
기아 포르테 시승기 포르테를 바라보는 두개의 시선!
포르테 쿱의 외부 디자인과 실내 디자인은 세단모델인 포르테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헤드램프의 디테일이 살짝 달라졌으며 범퍼가 조금 더 공격적인 인상으로
바뀌었고, 그릴과 범퍼, 범퍼하단의 에어인테이크 홀 부근은 블랙 하이그로시로 마감되어 기존의 포르테 세단보다는 조금 더 젊은 느낌, 빛을 받으면
살짝 블링블링한 느낌이 들었구요. 사이드 미러 역시 차체 외장 컬러와 상관없이 블랙 하이그로시 마감이 되어 있습니다.
물론, 측면으로 넘어오면 뒷도어가 없어져서 도어가 하나뿐인 전형적인 2도어 쿱의 형상을 하고 있으며 17인치 휠의 디자인이 세단과는 다른 형상입니다.
(역시나 블랙 하이그로시 마감)
헤드램프와 테일램프를 자세하게 보지 않으면 세단인지 쿱인지 구분이 잘 안가는데요. 물론, 디테일은 살짝 달라졌지만 포르테만의 아이덴티티는 그대로
유지한 모습입니다. 디퓨져 형상의 검은색 플라스틱으로 범퍼하단이 마무리되었던 세단과는 달리, 레이스카에서 볼 법한 핀이 돋보이는(실제로 디퓨져의 역활을
할지는 미지수입니다만) 쿱의 디퓨져는 포르테쿱을 조금 더 스포티한 인상에 가깝게 해주며 머플러 팁 역시 2개!! 이왕이면 듀얼머플러로 뽑아줬으면
조금 더 스포티했을텐데. 살짝 아쉬운 부분입니다.
세단과 확실히 다른부분은 Si나 SLi와 같은 트림이 붙어있지 않고 KOUP이라는 쿠페임을 알려주는 저 앰블럼이 붙어 있는 부분!!
K의 앞부분을 정열적인 붉은색으로 처리하는 센스도 잊지 않고 있네요.
실내 디자인은 포르테 세단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네비게이션까지 추가된 풀옵션 모델이지만 수동변속기인 관계로 스마트키/버튼시동이나 자동에어컨 같은 옵션은
선택조차 하지 못하도록 되어 있는 점은 많이 아쉬웠는데요. 2.0L 엔진을 장착한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옵션선택에서는 변속기때문에 제약이 많은 부분은 개선의 여지가
필요해 보입니다만 VDC(자세제어장치)를 전 모델에 기본으로 장착한 부분이나 사이드/커튼에어백 역시 전 모델에서 선택가능하도록 한 부분은
칭찬해 주고 싶습니다.
뒷문을 삭제한 2도어 쿱 모델이지만 승하차시 잠깐의 불편함을 제외하면 2열 공간 때문에 더 이상 쿱 구매시 고민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레그룸과 헤드룸은 쿠페의 기준으로 보면 상당히 넓은 수준이며 큼직한 창 때문에 개방감도 좋은 편.
부산-서울을 오가는 장거리 주행에도 앞좌석, 뒷좌석 모두 일반적인 준중형차를 타고 가는 느낌으로 편하게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중간중간 휴게소를 들르느라 타고 내릴때만 빼면 말이죠.
포르테쿱의 실내는 포르테 세단과 동일하기 때문에 기존의 포르테 세단 리뷰를 참고해 주세요.
포르테 쿱에는 세단과 동일한 1.6L 감마 엔진과 2.0L 세타2엔진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세단에 있는 1.6L 디젤엔진은 아쉽게도
문막에서 시승한 빨간색 포르테 쿱에는 2.0L 세타2엔진이 탑재되어 있으며 158/6,200(ps/rpm), 20.2/4,300(kg.m/rpm)의 성능을 발휘하는.
울트라 파워를 뿜어내는 최첨단 슈퍼엔진과 강력한 주행성능과 액티브한 드라이빙을 위한 고성능변속기가 매칭된
포르테 쿱 2.0L MT를 문막에서 직접 확인해 보겠습니다.
문막은 300m 정도되는 직선구간과 구비구비 이어지는 코너의 조합으로 이루어져있는데요. 직선에서는 가속력과 브레이크를,코너에서는
차체의 전반적인 세팅과 스티어링 필링을 느껴 볼 수 있는 자동차를 느껴보기에 더 할 나위없이 좋은 조건이 갖춰져 있습니다.
우선 가속성능!
가벼운 차체에 2.0L엔진, 수동변속기의 조합 덕분에 초반 가속은 꽤나 매서운편입니다. 특히나 VDC를 끄고 가속을 하면 땅을 파면서 앞으로 뛰쳐나가는
모습도 보여주는데요. 4인이 탑승하고 Fun to Drive를 즐기지 않는다면 가속력 때문에 불만이 생기지는 않을것 같습니다. 2.0L라는 배기량을 감안한다면 말이죠.
코너가 이어지는 문막에서 기어를 2단에 고정한 채로 가속과 감속을 이어나가면 딱 적당하다는 느낌이 먼저 들었습니다. 2.0L엔진이 전달하는 20.2kg.m의 토크는
코너를 빠져나가면서 가속을 시작할 때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는 적당한 힘을 제공해 주기 때문입니다.
최고속도는 200km/h 부근에서 리미트가 걸려있다고 하는데요. 리미트를 해제하면 그 이상도 가능한 수준이라고 하지만 200km/h를 넘나들때 고속안전성에
살짝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저는 간이 작아서 100km/h가 한계라는;;;;;응?!) 포르테 쿱으로 고속주행을 즐기고 싶다면 그에 걸맞는 차체튜닝이 필요한듯 보입니다.
가속이후의 풀 브레이킹 상태에서는 밸런스는 합격점을 줄 만한 수준!
가속성능에 이어서 코너에서의 차체 움직임을 확인해 보았는데요.
제가 전문적인 지식과 스킬을 가진 전문 드라이버가 아니기 때문에 상당히 주관적인 견해라는것을 먼저 밝히겠습니다.
VDC를 켠 채로 주행했던 첫번째 Lap에서는 솔직히 재미있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냥 무덤덤한, 일반적인 승용차를 운전한다는 느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거든요. 차체와 각 바퀴에 연결된 센서들이 전달하는 정보를 바탕으로 차체 거동에 이상이 있으면 곧바로 출력과 브레이크를 제어하는 VDC덕분에
코너탈출시 아무리 액셀러레이터 페달을 비벼도 엔진은 무덤덤.
VDC를 끄고 한번 더 주행하자 전과는 살짝 다른 반응을 보이는 데요. 본격적으로 타이어가 미끌리는 소리와 함께 조금 더 직접적인 반응을 보여주었습니다.
타이어가 미끌어져도 액셀러레이터 페달을 밟은 만큼 엔진 회전수는 올라가고, 접지력을 잃고 코너 바깥으로 차가 밀려나가도 출력이나, 브레이크 제어가
들어오지 않은채 운전자의 의지대로 차를 컨트롤 할 수 있었습니다. 고출력의, 다루기 힘든 후륜구동 스포츠카가 아니기 때문에 포르테쿱은 문막과 같은
안전한 장소에서는 초심자도 VDC를 해제하고 충분히 즐기면서 달릴 수 있도록 세팅이 되어 있는듯 한데요.
그 이상을 바라보면 솔직히 차체 움직임이 활기차고, 스티어링 휠을 돌리는 것이 재미있는지는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순수하게 운전 하는
재미 측면에서 보자면 말이죠. 순정상태로도 너무나 즐거워서 꼭 한대 사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오너와 튜너의 손길을 거쳐 어느정도 튜닝된 모습을
보고 나서 판단하는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스타일리시한 2도어 쿱으로 보자면 포르테 쿱은 상당히 매력적인 차라는 것에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특히나 투스카니 단종 이후 출시된 제네시스 쿠페의
크기와 가격, 차량의 성능을 생각한다면 패션카로써 포르테 쿱은 상당히 괜찮은 차라고 생각합니다만 쿠페라는 세그먼트가 주는 동적인 성능에 대한 기대를 더하자면
아직은 물음표(?)라고 생각됩니다.
가볍게 드라이빙을 즐기기에는 딱 좋은 수준.
그 이상은 순정상태로는 고개가 갸웃거리지만 튜너의 손길을 거친다면 어떤모습일지 기대가 되는, 그래서 더 기대가 되는데요.
아무 그림도 그리지 않은 새하얀 도화지 같은 포르테 쿱이 그려나갈 그림이 더욱 기대가 되는 잠깐의 시승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