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세대 골프 TDI 시승
단순한 자동차의 이름을 뛰어넘어 자신만의 확고한 영역을 구축해버린, 해치백에게 있어서는 역사의 산증인이라고 해도 무방한 이름입니다.
1974년 1세대의 출시로 전 세계에 해치백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었고 현재까지 약 2천6백만대가 넘게 생산, 판매된 그아말로 초 절정 인기 자동차인데요.
최근까지 판매되는 5세대에 이어 6세대 골프가 우리나라에도 드디어 출시된다고 합니다. 출시는 9월 21일 예정.좋은 기회가 있어 출시 전에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출시 이전에 자동차를 공개하는 것은 그 만큼 6세대 골프가 자신있다는 것일 텐데요. 지금부터 모터리뷰가 먼저 만나본 6세대 골프.
기존의 5세대 골프와 비교해보면 헤드램프 디자인이 조금 작아지면서 좌우 폭이 길어지고 라디에이터 그릴도 헤드램프와 연결되면서 전체적으로 한층 날렵해졌다는
느낌을 먼저 받았습니다. 사진상으로는 잘 표현되지 않았지만 범퍼하단의 공기흡입구와 안개등 주변을 검은색으로 통일해서 한결 강해졌다는 인상도 들었는데요.
그것보다 어디서 많이 봤다는 느낌이 먼저 들지 않나요?
바로 최근 출시되는 폭스바겐차량과 전체적으로 상당히 유사한 디자인이라서 그런것 같은데요. 특히나!! 사진 중간에 위치한 시로코와 아주많이 닮았습니다.
시로코의 디자인 때문에 국내판매를 학수고대 하시는 분들은 6세대 골프를 구입하시고 시로코 처럼 튜닝을 하셔도.
제가 시승했던 골프는 United Grey 컬러였는데 시승행사에 있던 다른 골프 중에는 Shark Blue라는 하늘빛 컬러도 있었고 Candy White라는 이름 처럼 달콤한 하얀색
컬러의 골프도 있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Candy White가 끌렸는데요. 확실히 하얀색은 깨끗한 느낌 뿐아니라 차체를 커보이게 하는 효과도 있는것 같아요.
전면을 지나 측면을 보면 골프 특유의 디자인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나 굵은 C필러는 든든한 차체강성과 안전성은 물론이고 골프만의 아이덴티티로 확실히 자리
잡은 듯 하구요. 반짝이는 크롬이 돋보이는 Atlanta 16인치 알로이휠은 쭉쭉 뻗은 스포크 때문인지 조금 더 커보였어요. 골프의 측면은 뭐 흠잡을 곳이 없군요.
최신 트렌드에 따라서 도어 몰딩을 삭제, 한결 깔끔해진 모습인데요. 그러고 보니까 5세대까지 적용되던 앞/뒤/옆 몰딩이 싹~ 사라졌습니다.
흔히들 유럽 소형차의 상징을 검은색 범퍼 몰딩이라고 생각하며, 실제로도 빡빡한 유럽의 거리에서 주차할 때 앞/뒤에 있는 차를 살짝 밀어가며 주차하기 때문에
더더욱 몰딩이 필요하다..라는 글도 읽은적이 있었는데!! 유럽 해치백의 상징인 골프에 몰딩이 빠지다니.
빠져 버린 몰딩이야기는 조금 있다 계속하기로 하고 후면 디자인을 확인하겠습니다.
테일램프나, 중앙에 위치한 폭스바겐 로고만 봐도 굳이 앰블럼을 보지 않아도 이차가 골프라는 사실을 증명해주는데요. 30년이 넘은 기간동안 6번째 모델 체인지가
있었음에도 골프만의 아이덴티티를 이어나가는 모습을 보면 신차가 나올때마다 획기적으로 디자인이 바뀌는 국산차에도 이렇게 꾸준히 이어나갈만한
무언가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해치백으로, 소형차로 봤을 때(출시 초기에는 소형차였지만 이미 크기는 중형차 수준이죠^ ^) 골프의 디자인은 앞/뒤/옆 어디하나 흠잡을 곳이 크게 없는데요.
특히나 한층 스포티하고 강렬한 인상으로 바뀐 전면 디자인은 6세대로 넘어오면서 변화된 부분 중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입니다.
실내로 들어서면 독일차 특유의 검소함이라고 해야할까요? 화려한 장식으로 기교를 부리지는 않았지만 적재적소에 배치되어 있는 각종 장비와 Black 컬러의 인테리어는
기대했던 것 만큼의 모습입니다. 실내를 전부 Black으로 처리하면 너무 무거워 보일까봐서 인지 적재적소에 크롬을 추가해서 포인트를 두고 있는데요.
블랙과 반짝이는 크롬이 나름대로 잘 어울리는것 같죠?
두개의 실린더 속에 나란히 자리잡은 클러스터는 괜찮은 시인성을 보이구요. 속도계와 RPM게이지 사이에 위치한 흑백스크린을 통해서 평균속도, 연료소비 및
주행시간, 도어 개폐여부 등 다양한 정보를 전달해주는데 고해상도 흑백스크린이라서 햇볕이 강한 주간에도 정보를 읽는데 무리가 없었습니다.
나무랄데 없는 장비이지만 욕심을 부린다면 한글화 지원.
센터페시아 상단에는 오디오 시스템을 하단에는 에어컨이 위치하고 있는데요. MP3와 AUX를 지원하는 RCD 310오디오 시스템은 기존의 5세대 골프에 장착되었던
오디오보다 한층 깊고 풍부한 소리를 들려주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마크레빈슨이나 BOSE 등 고급 오디오에 견줄만한 정도는 아니구요.
순정 오디오임에도 둥둥거리는 베이스나 높은 고음을 깔끔하게 들려주는 정도 입니다.
오디오 하단의 듀얼 에어컨은 국산차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디자인으로, 온도를 높이거나, 낮추고 풍량을 올리고 내리는데 있어서 직관적인 사용이 가능하구요.
에어컨을 조작할 때 오이오에 있는 통합정보창에 에어컨의 설정상태를 확인 할 수 있도록 연계되어 있었습니다. 시승차에는 내비게이션이 빠져 있었는데,
한국의 PDI센터에서 설치하는 내비게이션보다 순정 오디오시스템을 선호하는 고객이 많아서 별도로 장착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3천만원 초반대인 골프의 가격을 생각하면 도어트림과 시트가 가죽이 아닌부분은 수긍 할 수 있으며, 도어트림에도 별다른 장식없이 간결하게 마무리 되어 있습니다.
헤드램프는 송풍구 하단에 있는 레버로 작동하도록 되어 있구요. 실내가 전반적으로 무난하고, 깔끔하게 디자인 되면서도 6세대로 내려오면서 쌓인 노하우
덕분인지 상당히 작동하기 편하다고 느낄수 있도록 디자인되어 있습니다.
실내 공간은 운전석을 포함한 1열은 넉넉하나 뒷좌석은 차급을 생각했을때 적당하다고 느낄수 있는 정도입니다. 특히나 뒷시트의 쿠션이 조금 짧아서 살짝 아쉬웠지만
넉넉한 헤드룸때문에 불편하다거나 갑갑하지는 않았구요. 뒷좌석을 위한 에어벤틸레이션이 적용되어 있어서 한여름에도 앞좌석만 시원하고 뒷좌석은
미적지근한 기분을 느끼지 않을것 같네요.
트렁크에 있는 폭스바겐 앰블럼을 살짝 누르면 손잡이처럼 변신해서 트렁크를 열수 있는데요. 내부를 깔끔하게 마무리 해놓아서 트렁크 공간을 사용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되어 있구요. 해치백 답게 6:4 분할접이식 뒷좌석 시트는 기본!! 적재하는 짐에 따라서 뒷좌석을 모두 접고 트렁크 공간만으로도 활용이 가능합니다.
눈감고도 해치백을 만들 정도로 해치백에 관한한 달인이라해도 과언이 아닌 폭스바겐이 만들었으니 만큼 더 이상의 설명은 필요없겠죠?
가죽시트와, 전동시트 등 편의장비를 삭제해서 가격을 낮추면서도 듀얼,사이드,커튼에어백에 추가로 무릎에어백과 ESP(전자식 주행안정화 프로그램),
타이어 공기압 경고장치는 기본장비로 탑재해서 안전에 관한한 타협을 하지 않는 모습입니다.
실내/외를 어느정도 둘러보았으니까 이제 슬슬 달려보겠습니다.
시승코스는 헤이리에서 자유로를 거쳐 다시 헤이리로 돌아오는 길지 않은 코스지만 고속화도로와 국도를 적절히 섞어놓아서 6세대 골프를 느껴보는데
크게 무리가 없도록 짜여져 있었습니다.
이번에 시승한 6세대 골프에는 1,968cc TDI(디젤 직분사)엔진이 장착되어 있는데요. 140/4.200(ps/rpm)의 최고출력과 32.6/1,750~2,500(kg.n/rpm)의 최대토크를 발휘하며
6단 DSG(Direct Shift Gearbox)를 통해 출력을 바퀴로 전달하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폭스바겐 코리아에서는 시승전 진행된 프리젠테이션을 통해서 감성품질과 놀라우리만큼 조용해진 정숙성을 여러번 강조했었는데요.
렉서스와 비교해도 될 정도라고 하셔서 정숙성에 관련해서는 기대를 안고 시승에 나섰습니다.
시동을 걸로 주행에 나서고 한참이 지나서야 지금 시승하는 6세대 골프가 TDI엔진을 탑재한 디젤차량임을 알 수 있을정도로, 가솔린엔진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만큼 방음/방진을 포함한 NVH성능은 확실히 뛰어난 수준이었습니다. 5세대 골프 TDI를 생각하고 6세대를 타게 된다면 바로 그 차이를 알 수 있을 정도라고 하니,
효율적으로 동력을 전달하는 6단 DSG는 부지런히 변속을 하며 가속을 이어나갔는데요. 시승당일 안전최고속도인 207km/h를 넘어 210km/h까지 무리없이
가속할 수 있었습니다. 길들여지지 않은 신차에 디젤엔진임을 감안하면 가속성능은 수준급.
토크가 넉넉한 디젤엔진답게 160km/h이하에서는 답답함 없는 가속능력을 보여주었는데요. 추후 출시할 GTI나 GT SPORT모델은 어느정도일지.
도로가 쭉 뻗은 자유로에서는 성능만 좋다면 최고속도를 확인하는데 어려움이 없지만 그 만큼 차체가 안정적으로 컨트롤이 가능하느냐가 중요한 변수인데요.
170km/를 넘나들며 도로의 이음매를 뛰어넘어도 크게 불안한 기색이 없었습니다. 저속에서는 독일차 특유의 단단한, 느끼기에 따라서는 딱딱할 수 있는
승차감이라기 보다 어느정도 부드럽게 충격을 흡수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혹여 고속으로 주행하면 불안하지 않을까 했던 걱정은 기우에 그치고 말았습니다.
예전에 일본의 모 회사에서 골프를 구입, 부품을 하나하나 다 뜯어보고, 골프와 동일한 부품으로 하체를 세팅했는데, 골프에서 느낄수 있던 탄탄한 주행감각이
나오지 않아서 결국 포기했다는 일화를 들은적이 있었습니다. 아우토반을 비롯해서 뉘르부르크링과 같이 제대로 달릴만한 도로가 독일에 많은것도 그 이유겠지만
30여년에 걸쳐서 내려온 골프만의 세팅노하우는 단 시간에 따라잡기 힘든, 장인의 손맛과 같은 부분이라고 생각됩니다.
같이 시승했던 초절정 인기블로거이신 카앤드라이빙님께서도 6세대 골프의 변화에 높은 점수를 주셨는데요. 탄탄하고 단단하던 섀시에 유연함도 추가되어서
어떠한 상황의 노면에서도 여유롭게 대처가능한 주행감각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성능좋은 TDI엔진과 재빠른 6단 DSG, 튼튼함에 유연성을 겸비한 섀시만큼 6세대 골프를 빛내주는게 있었으니.
바로 신형 Park Assist 기능입니다. DSG시프트레버 앞에 위치한 파크 어시스트 버튼을 누르면 시속 30KM/h 이하로 주행시 골프에 적합한 주차공간을 감지하여
자동으로 알려주는데요. 후진주차를 시작할 수 있는 위치에 오면 디스플레이패널과 스피커를 통해 알려줍니다. 이후부터 운전자는 변속, 액셀러레이터와
브레이크 페달을 통한 속도조절만 하면 주차는 골프가 알아서 척척척.
파사트 CC와 티구안에 적용된 파크어시스트보다 한단계 진보한 시스템이 적용된 6세대 골프는 앞뒤로 1.1M의 여유공간만 있으면 주차가 가능하며
왼쪽으로 평행주차를 원할때는 왼쪽 깜빡이만 작동시키면 알아서 왼쪽 공간을 검색하는 센스까지.
왠만한 공간에서는 Park Assist로 알아서 주차가 가능하니까, 범퍼에 있던 몰딩을 없애버린게 아닌가.싶어요.
실용적이고, 잘달리고, 튼튼하고 게다가 주차도 도와주는 6세대 골프.
유럽에 출시되는 해치백들은 타도 골프!를 외치며 골프 따라잡기에 여념이 없는데요. 경쟁자들보다 한발짝 앞서나간 골프때문에 경쟁사 연구소에서는
밤잠을 설치며 골프보다 더 좋은 차량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상상될 정도로 많이 좋아진 6세대 골프.
단순히 디자인을 변경하고 가격올리는데 시장의 리더로써 역활이 있는게 아니라 골프처럼 시대를 선도하는 흐름을 읽고, 진보된 기술력으로 제품을 가치를
높이는것이 진정한 1등의 역활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하는 시승이었습니다.